마음속에서 일회용 밴드를 꺼냈다

대룡산 정상 아래쪽에 전원주택 몇 채가 그림처럼 앉아 있다. 그중 한 곳에서 작은 문화행사가 열렸다. 인심 좋은 집주인이 공간을 허락한 것이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정원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울창한 삼림이 주는 선물들이 눈과 코와 귀를 즐겁게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산에서 바라본 춘천 풍경이 아쉬운 탄식을 일으켰다. 몰 개성한 고층아파트는 말 할 것도 없거니와 학곡지구의 산 아래는 축구장 여러 개의 면적이 파헤쳐져 생채기 난 흰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음속에서 일회용 밴드를 꺼냈다. 그 땅위에 꾹 꾹 눌러 붙여줬다. 하지만 “어라? 그러고 보니 산봉우리 가까운 이 전원주택들도 상처위에 서 있는 곳이네.” 할 말이 없어졌다. - 박 기자

 

행사에 얼굴 도장 찍기

취재를 다니다보면 행사에 ‘얼굴만 비치고 퇴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끝까지 자리해도 졸거나 핸드폰에 머리를 묻은 채 행사 진행엔 아랑곳없는 사람이 태반이다.

다들 사정이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 중에서 주최 측을 진심으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요즘 열리는 행사나 포럼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생중계 된다. 시청과 도청에서 벌어지는 행사는 대개 유튜브로 공개된다.

행사 취지에 진심으로 공감하여 바쁜 시간을 쪼개 참여한 사람들 중에선 나중에 인터넷으로 행사 동영상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행사에 ‘얼굴 도장만 찍고’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내 통계 수치를 내보면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다. - 성 기자

 

동물이 행복한 도시는 사람들도 행복합니다

유기견, 유기묘들이 임시보호센터에서 깨끗하고 안락한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시작했다. 신축한 동물보호센터에는 아픈 동물들을 위한 첨단 의료시설과 미용시설 등이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 어느 지역의 경우 유기견 보호센터가 신축돼 시설이 좋다는 소문이 들리자 사람들이 키우던 개를 마구잡이로 버려 금세 수용할 수 있는 수를 넘어버렸고 안락사를 시행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시설이 좋은 곳에 버리면 그나마 양심의 가책을 덜 받는겠다는 계산에서 빚어진 

결과다. 그런 걸 양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 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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