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레고랜드 사업 관련 주민설명회가 지난달 26일 근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렸다. 최문순 도시자가 도의원들에게 사업안을 설명한 설명하면서 ‘강원도의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던 2013년 10월로부터 세면 햇수로 8년 만이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던 2010년 이광재 도지사 시절부터 세면 10년만에 처음으로 열린 주민설명회다. 

주민설명회에 참여한 주민들 속에서는 ‘그간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고 싶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20%가 넘는 공정률이 진행되고 나서야 주민설명회를 하는가’ 하는 불만섞인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다.

주민설명회를 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3번이나 착공식을 했으면서도 실질적인 공사가 하나도 진척되지 못한 데 있겠다. 때로는 중도 현장에서 때로는 중도와 가까운 호텔에서 착공식이나 착공보고회 등을 가졌지만 레고라는 현물을 가져와 중도에 지어질 테마파크를 운영할 멀린사가 돈을 내놓지 않으니 공사는 한 발짝도 진척될 수 없었다.

주민설명회를 가지지 못한 두 번째 이유는 정치적 부담을 느낀 춘천시가 그간 중도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춘천시민 모두가 반대하지는 않지만 다수가 반대하는 기류인데다 춘천지역 다수의 시민단체 연대체가 적극적으로 사업 중단을 요구해왔기 때문에 춘천시장으로서는 선뜻 중도개발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었다. 시민단체의 반대에 근거가 없으면 모르겠지만 2017년에 이미 레고랜드 관련 대출금이 2천억 원을 넘겨 하루이자만 1천만 원을 훌쩍 넘기고 있었으니 이해가 가는 행보다. 춘천시가 나서지 않는데 특정지역 주민설명회란 어색한 모습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주민설명회가 진행된 것은 중도지역에서 출토된 선사 유적 관련 사업에 춘천이 참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직은 춘천시가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고 이번 주민설명회에서도 이 내용은 빠져 있었지만 레고랜드와 주차장 사이의 부지에 박물관과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무성하다.

시민들이 주민 설명회를 그간 기다렸던 이유는 강원도 예산이 이렇게 많이 들어갔는데 그만한 성과가 과연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은 가끔 관련 정보를 들을 수 있었지만 어떤 시민단체에도 가입되지 않은 시민들이나 지역에서 관광이나 음식, 숙박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레고랜드의 연관 효과가 어떠할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민단체에서는 큰 효과가 없거나 관광객을 다 레고랜드에 뺏기는 부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라고 하나 도에서는 고용이나 산업 연관 효과가 크게 있을 것이라고 하니 뭘 믿어야 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26일의 주민설명회는 참석한 주민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지 못했다. 발제문에는 ‘지역주민 고용기회의 창출’에 대해 ‘개장에 앞서 다양한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 추진 예정’이라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프로그램’으로는 ‘파크 운영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계획 수립 중’이라거나 ‘향후 운영 계획 확정 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체화할 예정’이라는 막연한 내용을 내놓았다.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질의응답시간에도 ‘앞으로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다’는 수준의 이야기만 있었을 뿐이다. 8년 혹은 10년을 기다려서 들은 대답치고는 너무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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