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유적지에 ‘지킴이 텐트 촌’…전국 각지서 동참 행렬
16일까지 30명 집회 신고, “축제처럼 유적 가치 알릴 터”

중도 유적을 지키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텐트를 짊어지고 중도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5일 춘천대교 끝머리 중도입구에는 6동의 텐트가 펼쳐져 있었다. 중도 유적을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숙소였다. 이들은 ‘중도 유적 국민 감시단’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한다. 하지만 이 이름표는 지난 1일 단체명이 필요해 서둘러 만든 것이다. 이들은 이번에 처음 만난 사이다. 중도유적 보호라는 뜻 깊은 일이 생면부지의 이들을 의기투합하도록 이끌었다.

중도 입구에서 중도 유적을 지키기 위한 무기한 캠핑이 시작됐다. 왼쪽부터 이정희 씨, 박훈태 씨, 마도균 씨.

5월 17일 이정희 씨가 가장 먼저 중도 유적을 지키려고 텐트를 치고 거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하나둘 씩 중도 유적 지킴이들이 모여들었다. 6월부터는 ‘중도유적 지킴집 함께 살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춘천시에 6월 16일까지 집회인원 30명으로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다. 기한이 지나면 또다시 집회를 연장할 계획이다.

택견 선생님인 박훈태 씨는 “결코 싸움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싸우는 시위를 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우리는 여기서 캠핑 하면서 축제처럼, 유적을 보존해야 하는 까닭을 알리고, 강원도와 대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호사인 마도균 씨는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것이 그나마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스톤헨지 급 유적지에 호텔을 짓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언젠가는 다 무너뜨려야 한다. 비용만 늘어날 뿐이다. 레고랜드가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춘천시민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라고 소개한 이정희 씨는 “유물을 마대자루에 아무렇게나 넣고 ‘잡석’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놓았다고 한다. 중도의 유물은 그렇게 다뤄도 될 물건이 아니다”라며 “문화유적을 지키려면 이제 국민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국민의 이름으로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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