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페이지 잠시 빌릴게요!

며칠 전 유난히 더웠던 날, 오염 토양 사진을 찍으러 캠프페이지에 갔다. 

꼭 무덤처럼 파헤쳐 쌓아둔 흙더미 너머로 텅 빈 구덩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다 인적 드문 그곳에서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꼬마물떼새와 알락할미새. 

들어본 적 없는 새 울음소리를 따라가다 만난 친구들이었다.

꼬마물떼새가 뛰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다리에 모터를 단 것처럼 보였다. 걸음을 뗄 때마다 다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사람들은 캠프페이지 토양오염 때문에 언쟁을 하고 있는데, 새들은 인적 드문 그곳이 자기세상인 마냥 신나게 뛰어 놀고 있었다.- 성 기자

 

돈은 언제나 비싸다

새삼 느끼지만 돈은 정말 비싸다. 돈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무엇이든 지불한다. 인권도 지불하고 환경도 지불한다. 오늘 태국 발 뉴스에는 SNS를 통해 모금활동을 하려고 자기 자식에게 표백제를 먹였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그러니 중도에 묻혀 있는 세계적인 고대 유적 따위는 쉽게 덮을 수 있다.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따금씩 이상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돈보다도 비싼 것이 있다며 중도 근처를 어슬렁거릴 따름이다.  -홍 기자

 

반세기 넘는 역사가 사라졌다

청년예술가들의 공방이 입주한 근화동396 옆 공사현장에는 커다란 아름드리나무가 베어져 뿌리를 드러내고 누워있었다. 시민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보아 온 나무들이다.

지난달에는 충렬탑에서 수령 60~70년의 전나무 10그루가 베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곳으로 옮기기 보다는 베어 없애는 비용이 저렴하던가 아니면 귀찮은 절차 때문이었을까? 

아무리 적게 잡아도 사람으로 치면 최소 50살,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의 나이이다. 하늘의 명 뿐 아니라,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우리의 삶과 역사의 한 흐름을 묵묵히 지켜보았을 어른들이다.  ‘1억 그루 나무심기’가 공허하게 들린다.  -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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