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 기자

춘천시정부가 효자1동에 ‘스토리가 있는 벽화마을’을 조성한다.

효자1동 주민센터, 성도교회, 담작은 도서관 일대이며 ‘뭉클 코스’, ‘감성코스레트로 거리’, ‘공룡마을상상코스’ 세 구역이다. 우선 ‘감성코스레트로 거리’부터 올해 안에 완성할 계획이다.

현재 벽화의 구체적인 도안은 나왔고 벽화로 완성해줄 전문가를 구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효자1동 주민들이 벽화마을 조성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벽화마을은 평범하거나 쇠락한 마을을 특색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벌이는 사업이다.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전국 곳곳에 만들어졌다.

벽화를 보기위해 사람들이 몰려 마을에 활기가 생기고 상인들은 소득이 늘어나며 예술가들은 일자리가 생기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몇 해 전 떠들썩했던 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 그림훼손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화동은 벽화로 알려지기 전에는 평범한 동네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곳곳에 벽화 70여 점이 그려진 이후 동네는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로 떠올랐다. 드라마가 촬영된 후에는 한류 팬들의 필수방문코스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바라기’, ‘물고기’ 등 대표적인 그림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알고 보니 주민이 벌인 일이었다. 벽화가 생긴 이후 소음과 쓰레기 투척에 시달려 왔는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상인들은 관광객 덕분에 수입이 늘어나서 좋았지만 주민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개발 이익도 골고루 나눠지지 않았다. 사건을 일부 주민의 몰지각한 행위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성공사례도 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통영 동피랑 마을, 고창 안현 돋음별 마을, 서울 문래동이다.

감천마을은 한국전쟁 시기 피난민들이 이주해서 만든 판자촌이 기원이다. 현재는 지역의 정체성과 계단식 지형, 바다풍경 등 지역적 특색이 잘 살려져 ‘한국의 산토리니’라 불리는 명소가 됐다.

동피랑 마을은 일제강점기 시절 통영항과 시장에서 일하던 하층민들이 기거하면서 시작됐다. 재개발이 여의치 않아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의 특징을 잘 살린 벽화마을을 조성했고 이제는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국화가 유명한 고창 안현 돋음별 마을은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소재로 마을 전체를 꾸몄다. 지역의 국화축제와 서정주문학관을 연계하여 침체된 농촌 마을에 활기가 생겼다.

최근에는 서울 문래동 옛 공장지대가 개성 있는 벽화들로 유명해졌다. 번창했던 작은 공장들이 쇠락한 후 활기를 잃었던 곳이다. 그곳에 젊은 예술가들이 터를 잡으며 개성 넘치는 예술촌이 된 것이다.

위의 성공사례들은 공통점이 있다. 벽화마을 조성 전후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소외되지 않았고, 마을의 역사와 지리적 특색이 잘 반영됐으며 행정기관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효자1동 벽화마을은 주민들이 적극참여 하고 있으니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 이제 이화동 벽화마을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또 하나의 성공사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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