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춘천시의회 소회의실에서는 ‘2020 청소년 도박 문제 예방관리사업 간담회’가 개최됐다. 간담회에는 춘천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 등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지난해에 조사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와 ‘춘천시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하고 예방사업과 고위험군 발굴, 치료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춘천사람들》은 청소년 도박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실태조사와 간담회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편집자 주

 

춘천시 청소년 도박 비율

춘천시 재학 중 청소년의 ‘도박문제 위험집단’ 비율은 2.7%이다. 2015년 기준 춘천시의 만12~19세 인구가 2만7천737명임을 감안하면, 700명 이상이 ‘도박문제 위험집단’으로 추산된다. 성별로 분류하면 남자 청소년의 경우 문제군의 비율이 1.5%인 반면, 여자 청소년은 0.2%로, 남자청소년의 문제군 비율이 여자청소년의 문제군 비율보다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연령) 별로 살펴보면 학년(연령)이 높아질수록 도박 문제군 집단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 학령(만12세~만15세)는 도박 문제군 비율이 0.3%이지만, 고등학교 학령(만16세~만19세)은 도박 문제군 비율이 1.1%로 나타났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도박 문제 수준이 심각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될수록 어린 연령에서부터 도박 예방 교육과 도박 실태 조사를 연계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

춘천시 청소년 도박 특징

청소년 도박 문제군은 ‘체육진흥투표권구입’, ‘경마’, ‘경륜’, ‘경정’ ‘소싸움’을 포함한 ‘합법 사행산업’과 ‘불법 인터넷 스포츠 베팅’, ‘인터넷 카지노 게임’을 포함하는 ‘불법 인터넷 도박’을 이용하는 비율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박 중독 수준이 심각해질수록 참여빈도, 소비 시간, 금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개월 간 돈내기 게임 참여 빈도를 살펴본 결과 비문제군, 위험군에서는 ‘한 달 1회’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문제군에서는 ‘매일’ 응답이 가장 높았다. 도박에 소비하는 시간은 비문제군의 경우에는 평균 43.9분, 위험군은 53.0분, 문제군은 117.0분으로, 문제군이 비문제군보다 돈내기 게임에 소비하는 시간이 약 2.5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에 사용한 금액도 차이가 있었다. 비문제군에 속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회당 평균 2만6천 원 정도를 쓴 반면, 문제군에 속하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평균 37만 7천 원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재학 중인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학교 밖 청소년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2018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보다 ‘도박문제 위험 집단’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 도박이 불법인 점과 도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청소년들이 설문조사에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실제 춘천 청소년 ‘도박문제 위험집단’ 비율은 현 수치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사점 및 정책적 제안

도박 문제군 청소년들을 치유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치유활동’만으로는 부족하며, 더 근본적으로는 적극적인 예방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①또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청소년들에게 도박의 유해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도박에 접근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또래 문화 형성을 촉진하고, ②부모나 교사 등 보호체계가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여 청소년들을 도박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하며, ③지역사회,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 관계부처가 도박 문제 위험 인식 실태 등을 정기적으로 파악해 정책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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