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고 앞 오피스텔 건립…‘학생 교육권’이 관건
춘고 앞 오피스텔 건립…‘학생 교육권’이 관건
  • 홍석천 기자
  • 승인 2020.06.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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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추위, “춘천시 교통영향평가위, 문제 예견하고도 통과시켜”
춘천시, “교육환경 훼손은 강원도교육청이 풀어야 할 사안들”
행정·교육기관 책임공방 조짐 속 고교생들, 도교육청에 탄원

춘천고등학교 앞 학교밀집지역에 건립 추진 중인 오피스텔에 대한 교통영향평가 심의 회의록 일부가 공개됐다. 이후 ‘학교 앞 초고층 건축물 신축저지 범시민추진위원회’(이하 범추위)와 춘천시 사이에 문제해결 주체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범추위는 지난 23일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양로3가 복합시설 신축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회의록을 공개하며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다수의 문제들이 발견됐지만,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정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춘천시 교통영향평가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1인 시위가 매일 춘천시청 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춘천시는 “교통영향평가에 최선을 다했다”며 범추위가 제기한 교육환경 훼손 문제는 강원도교육청이 교육환경평가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논지로 해명했다.

문제의 춘고 앞 오피스텔 건립안은 지난해 6월 춘천시 교통영향평가위원회에서 수정 의결되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강원도교육청의 교육환경평가를 통과했다. 춘천시 경관심의와 강원도의 건축심의만 남은 상황이었다.

교육권의 주체인 해당지역 고교생들은 이미 지난 5일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에게 오피스텔 건립을 막아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도교육청도 재검토 지시를 내렸다. 헌법에 규정된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오피스텔 건립을 저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남은 셈이다.   

△회의록 주요 내용

지난해 4월 25일 열렸던 1차 교통영향평가에서는 △신호 설치 시 도로연동화체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검토할 것 △춘천고등학교 차량들의 회전 공간 검토할 것 △기계식 주차장 문제 등 주차문제 검토할 것 △주차장 출입구 비상등 추가 설치 할 것 △고교 정문 앞 횡단보도(고원식) 추가 검토 할 것 △7층 자전거주차장장소 이전 검토할 것 △전면부도로 좌회전차로확보 등 도로차선 운영 계획을 재검토 할 것 등 7가지 문제를 지적하며 보완 판정을 내렸다.

두 달여 후인 6월 26일 열렸던 2차 교통영향평가에서는 “춘고 앞 이면도로 한 쪽을 주차장처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앙선을 넣어 교행이 가능한 2차로로 만들라”고 사업자 측에 요구한 뒤 수정 의결했다.

△범추위 측 문제제기

범추위는 “교통영향평가위원회도 앞으로 발생할 교통문제를 예상하고 지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정의결 했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에는 위원회의 지적 사항들이 기록돼 있다.

“차량이 학생을 내려주기 위해서 차가 잠시 서 있을 장소도 안 되는데 (중략) 서로가 차선을 먹고 회전하는 터라 전혀 불가능하다고 판단됨”, “지금도 140cm 인도 위로 덩치 큰 아이들 두 명이 겨우 지나다니는 형편… (중략) 보도를 축소하여 좌회전 차로를 확보한다는 용역사의 답변은 옳은 판단이 아니라고 사료됨”.

범추위는 “위원회가 단지 요식적인 절차만 밟았을 뿐 학생들이 겪어야 할 실제 문제 상황에 대해선 아무 대책 없이 사업을 진행 시켰다”며 재심의를 요청했다.

△춘천시 입장

춘천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피스텔 교통영향평가 대상은 2만5천㎡ 이상인데, 현재 사업주가 신청한 면적은 2만5천167㎡이다. 사업자가 면적을 50평만 줄여 신청하면 교통영향평가 자체를 피할 수도 있다는 게 대중교통과의 설명이다. 

춘천시 교통영향평가 담당 공무원은 “사업주가 면적을 줄여 교통영향평가를 회피하는 사태를 방지하고,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필요한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2차 교통영향평가에서 지적된 도로 문제는 사업주가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 교행이 가능한 중앙선 도로의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시에서 준공 허가를 내어 줄 수 없다.

문제는 ‘학교 앞’에 오피스텔이 생긴다는 것이다. 만약 학교 앞이 아닌 장소에 해당 오피스텔이 들어선다면 별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교육환경평가에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왜 강원도교육청에서 자꾸 춘천시 교통영향평가 결과를 교육환경평가 통과의 핑계로 대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교육환경평가 재검토

범추위는 교통난을 비롯한 학생들의 학습권과 사생활침해 등 복합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춘천시는 교통난 발생 가능성에 공감하며, 그래서 교통영향평가에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춘천시는 그러나 범추위가 제기하는 교육환경 문제는 춘천시가 아니라 강원도교육청이 교육환경평가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춘천고, 성수여고, 성수고 학생들은 지난 5일 민병희 교육감에게 직접 탄원서를 전달했다. 이후 강원도교육청이 교육환경평가 재검토를 명령했다는 공문이 지난 18일 춘천고등학교에 전달됐다. 춘천시가 주관한 교통영향평가의 타당성 논란과는 별개로, 이제 교육청의 교육환경평가가 재심의가 부활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 시민단체의 대응도 교육환경평가에 초점을 모아가고 있다. 교육환경평가에서 학생들의 교육권이 존중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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