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문헌 기록 상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는 공지천교이다. 18세기 중반에 간행된 《여지도서(輿地圖書)》와 19세기 초반에 간행된 《춘천읍지(春川邑誌)》에 ‘공치천교는 관문으로부터 서쪽으로 9리 떨어져 있다’라고 기술돼 있다. 이를 통해 공지천교가 조선 시기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한데 그 위치와 재질은 기록에 남겨져 있지 않아 확인할 수가 없다. 다만 1920년대 일제강점기 자료를 통해 현재 공지천교의 유래는 찾아볼 수 있다. 

1922년 서울~춘천 간 신작로가 건설되면서 몇 개의 구간에 도로와 교량 가설이 시행되었다. 그중에서 춘천의 현관에 위치하여 조선 시기부터 자리해온 공지천 교량은 흑교(黑橋)라는 별칭으로 불렸는데 매년 홍수에 의해 두절 되다가 1925년 대홍수(일명 을축년 대홍수) 때 완전히 파손되었다. 1928년 12월 공지천교 가설 계획이 입안되어 총공비 3만2천180원을 들여 길이 90m, 폭 6m, 높이 5m의 철근 콘크리트 교량이 건설되었다. 약 9개월의 공사를 거쳐 1929년 8월 말 준공되었는데 약 1년 후 준공되는 신연교와 연결되어 서울-춘천 간의 도로 교통망이 완성되었다. 

(왼쪽) 1929년 공지천교     출처=<대한민국 신문아카이브>, (오른쪽)1960년대 말 공지천교    출처=《춘천의 어제와 오늘》 

광복 이후 공지천교는 교량의 폭이 좁아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또한, 1929년 건설 당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강폭이 가장 좁은 곳에 설치하여 삼천동 방향의 진입로는 급커브 구간으로 교통사고가 만연했다. 따라서 새로운 다리 건설이 요구되었는데 1966년 기존 다리 옆으로 도로와 일직 선상에 있는 구간에 길이 105m, 폭 11.5m의 2차선 교량이 준공되었다. 그리고 철거 계획에 있던 기존 교량은 1975년 상판을 들어내고 아치 모양의 다리를 만들었다. 중앙에는 팔각정(호수의 집)이 세워져 춘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2000년대 들어 도심은 더욱 확대되고 도로망은 연신 확·포장 되었다. 공지천교 진입로 양쪽은 이미 4차선으로 확대되어 2차선 교량은 늘 병목현상에 시달렸다. 2001년 4차선 교량 계획이 수립되고 공사가 진행되었다. 2002년 5월에 2차선이 12월에 나머지 2차선까지 완공되어 현재 공지천교가 만들어졌다. 

2004년 춘천시민의 추억을 간직한 공지천 구름다리 팔각정이 철거되었다. 오·폐수 배출을 고려한 환경정화 차원에서였다. 그러나 구름다리의 추억은 남겨졌다. 상판을 확장해 옛 모양을 남겨 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다리는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교각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추억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다.

춘천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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