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진정성 담긴 음악, 바다건너 먼 곳에서 응답하다
[문화포커스] 진정성 담긴 음악, 바다건너 먼 곳에서 응답하다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0.07.1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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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평론가 김진묵
한정판 엘피(LP) 《인도코레아나(INDOCOREANA)》 유럽·미국·일본서 1천 장 완판
“트로트· 블루스 등 한국적 음악 세계에 알리고파”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진묵 음악평론가의 작업실은 높은 장대위의 스피커처럼 효자동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음악을 세상 널리 울려 퍼지게 하겠다는 듯 말이다. 

그는 1980년 재즈평론가로 음악경력을 시작해서 음반기획자, 클래식전문기자를 지나 플루트, 베이스 클라리넷,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진묵 평론가가 앨범 《인도코레아나》를 설명하며 밝게 미소 짓고 있다.

또한 재즈와 블루스를 낳은 미국 흑인들의 고난의 역사를 다룬 《흑인 잔혹사》와 제41회 한국백상문화출판상을 수상한 재즈에세이 《이상한 과일》 등의 저서로도 뛰어난 성취를 이뤄냈다.

김 평론가는 ‘성음클래식’ 재직당시에 오페라 <라보엠>, <라트라비아타> 등의 전곡을 담은 앨범을 발매하는 등 선구적인 기획을 선보였다. 

이후 월간 《객석》 차장과 공연기획 실장 까지 10년간 숨 가쁘게 달려가다 1990년에 프리랜서 평론가로 전환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10년 동안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컸다. 음악계 거장을 만나도 별다른 감흥이 생기지 않았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두 가지 일을 저질렀다. 춘천 북산면 오지에 터를 잡았고, 인도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휴식은 그에게 새로운 음악을 선물했다. 특히 음악의 진정성에 마음이 열리기 시작해서 이전에 듣지 않던 트로트 음악에 심취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트로트에 꽂힌 건 음악의 본질에 마음이 열렸기 때문이다. 클래식은 아름다운 음악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전부가 아니다. 트로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진정성으로 가득하다. 이미자 선생의 노래들, <목포의 눈물>, <황성옛터> 등을 들어봐라. 일제 수탈로 민족의 한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니 노래가 담아낸 진정성은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춘천에 터를 잡은 후 블루스에 대한 사랑의 연장선에서 색소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나는 본래 음악지성은 있지만 음악운동신경은 없었다. 그래서 평론가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까짓 거 한 번 다시해보자고 도전했다”

트로트밴드 연구와 활동, 재즈블루스연주, 그리고 집필 활동까지 전방위 활동을 해온 그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김 평론가가 제작한 한정판 엘피(LP) 《인도코레아나(INDOCOREANA)》가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모두 완판 됐다. 음반은 2002년과 2005년 발표됐던 앨범의 수록곡에서 선곡한 편집음반으로서 1천 장 발매됐다. 

그가 활동한 한국과 인도의 월드퓨전그룹 ‘쌍깃프렌즈(Sangeet Friends)’의 2002년 앨범 ‘아유타 시리즈’와 다국적 그룹 ‘조화로운 지구(Earth Concerto)’의 2005년 앨범 ‘평화’ 등에서 고른 <하늘의 꿈>, <그리움의 날개>, <동방의 별을 찾아>, <안개 속의 산>, <소나무와 장미> 등이 실렸다. 아쟁, 거문고, 꽹과리 등 국악기를 비롯해 딤디, 탄푸라 등의 악기가 사용됐다.

‘조화로운 지구(Earth Concerto)’는 한국·인도·이란·이라크·모로코 음악인들이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만든 다국적 연주단체다.

“한국의 산조, 인도의 라가 등 동양음악에는 공통된 즉흥성이 있다. 앨범 《평화》는 다양한 동양악기를 통해 그런 즉흥적인 사운드를 담아냈다. 국악 명인과 인도의 음악명인들로 구성된 쌍깃프렌즈의 ‘아유타 시리즈’는 가야국 김수로왕과 왕비인 인도 아유타국 출신 허황옥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인류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야심차게 제작된 음반이 세월이 지나 빛을 발하기 시작해서 기쁘다”

환하게 웃는 그에게 진심으로 행복하냐고 물었다. 조금의 고민도 없이 그는 “행복하다. 음악 때문만이 아니라. 욕심 없이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행복하다. 음악이 전부는 아니다. 음악이 전부인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음악 말고도 소중한 것들이 많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앞으로 트로트연구와 더불어 세계 공통의 음악이며 최고의 현대음악이라 평하는 블루스 특히 한국적 블루스 연구에 더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남북동질감 회복을 위한 다큐멘터리도 만들 계획임을 알렸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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