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석로 ‘화양연화(花樣年華) cafe’

오래된 LP판과 DJ BOX가 있는 카페를 종종 보긴 해도 그 곳에서 누군가 DJ를 하면서 신청곡을 받아 추억의 LP판으로 음악을 들려준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음악다방 DJ가 들려주는 LP판 음악을 들으며 청춘시절의 낭만에 빠져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석사후석로 사거리에서 석사동 행정복지센터 쪽으로 접어들면 효석로 골목 길 70m 쯤에서 만날 수 있는 ‘화양연화(花樣年華) cafe’는 아직 LP판 음악과 DJ BOX가 살아있는 곳이다. 음악신청을 하면 그날의 분위기에 맞는 DJ 멘트와 함께 LP판 음악으로 분위기를 이끈다. 손님 누구나 DJ BOX에서 DJ를 체험해볼 수 있기도 하다.

거대한 LP판꽂이를 배경으로 최대식 대표가 DJ보는 모습

카페 홀 전체를 덮고 있는 초록색 분위기는 은은하게 실내를 밝히도록 설정된 조명을 받아 클랙식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카페 주인 최대식 대표(60)가 정성을 다해 내놓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커피는 이런 전통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한 때 통기타 가수 이용복 씨의 ‘쥬리아 카페’에 초대DJ로 일하기도 했던 최 대표는 지금 다양한 작가와 생활체육인들과의 인연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권이 무너진 골목에 자리를 잡았지만 여러 분야 지인들의 인연과 입소문으로 다양한 손님들이 찾고 있어 이들과의 어울림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가장 많은 추억을 나누고 있는 사람은 가까운 골목에 화실을 열고 있는 김춘배 화백. 동네 마실 다니는 것처럼 매일 드나드는 단골이 된 김 화백과의 인연은 감사하기까지 하다고.

(왼쪽) DJ이자 카페지기인 최 대표가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오른쪽) 메뉴판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케냐산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와 메뉴판

자신이 개업하면 늘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며 카페 개업하는 데 있어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화양연화(花樣年華) cafe’를 오픈하고 부터는 각계각층의 지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이제는 그들이 카페를 찾아주는 손님이라기보다는 동네 친구와 같은 느낌이 든다며 반긴다. 

앞으로도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화양연화’의 매직이 계속해서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최 대표. 20년 만에 찾아준 친구도 감사하고 예전 젊은 시절 음반회사에서 인연을 맺은 동료들이 잊지 않고 찾아준 것에도 감사하다며 인사를 그칠 줄 모른다.

(왼쪽) DJ이자 카페지기인 최 대표가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오른쪽) 골목상권에 위치한 ‘화양연화 카페’의 전경 

최 대표는 전시용으로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LP판이 아니라 있는 여러 손님들과 소통하는 매체로서의 LP음악이 온 카페를 메우기를 희망하고 있다. 때로는 손님의 마음을 위로하고 때로는 손님과 함께 경사를 축하하는 DJ의 마음이 늘 살아 있는 카페. 그곳이 ‘화양연화(花樣年華) cafe’이기를 바라고 있다.

오래 된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듯 오래된 LP판과 DJ BOX를 제대로 살려가고 있는 ‘화양연화(花樣年華) cafe’에서 마음에 드는 아나로그 음악 한 곡을 선곡해 드립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를 만들어본다면 참 많이 흐뭇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강원도 춘천시 후석로 46번길11(1층) / 010-9125-3688

고학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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