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읽기 | ‘삶의 기술학교’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민들레》 읽기 | ‘삶의 기술학교’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 김윤정 (나비소셜컴퍼니 CSV 디자인연구소장)
  • 승인 2020.07.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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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나비소셜컴퍼니 CSV 디자인연구소장)

아이들이 학교공간과 컴퓨터를 오가며 배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이름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꿔놓았고, 사람들은 이제 ‘삶의 전환’을 이야기 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도 쉼을 갖거나, 작은 공간들로 나누어지면서 디지털세상으로 다양한 흐름을 이어간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사람들의 만남은 대면과 비대면이라는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낯설지만 자유로운, 편하지만 아쉬운 색다른 경험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기도 하다. 많은 배움의 방식들이 디지털세상에 걸치며 연결되고 흐른다. 학생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 수업을 듣고, 학습콘텐츠를 탐색하여 세상을 배우는 방식에 가까워졌다. 기업현장과 창업 준비자들도 유래 없는 온라인 교육과정과 컨설팅 진행 등 평소엔 듣도 보도 못한 화상프로그램들과 익숙해져가는 상황을 배워가고 있다. 일상적으로 이야기 되어왔지만 체감되지 않았던 디지털기반세상, 우리 생활 속 인공지능 파트너들을 급작스레 만나게 되면서 세상 좋아졌다는 새로움 속에 눈을 반짝이기도 한다. 대규모 행사, 회의, 심지어 토론테이블도 ‘언택트(Untact)’라는 말로 컴퓨터를 징검다리 삼아 또 다른 만남의 연결을 만들어간다. 다만, 비대면 만남 뒤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현장에서 직접 만날 때의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교육계와 학생들은 급격하게 디지털세상과 가까워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신체를 통해 소통하고 협력하는 배움의 기회는 양보하는 셈이 되었다. 또한 보편적 접근을 위한 디지털 교육지원환경이 보완되었다지만, 여전히 가정의 돌봄과 지원이 취약한 아이들은 온라인 학습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혹은 환경적 흐름에 따른 변화라 할지라도 비어있는 부분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못하는 기간 동안 집에서 돌봄을 받는다. 하지만 주로 이용하는 복지관은 휴관 중이고, 자기주도형 온라인학습이 이루어지길 기대할 수도 없다. 가족의 지원을 통해 온라인 학습에 참여하고자 해도 부모세대의 디지털 감수성과 리터러시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다. 

학생 뿐 아니라 우리들의 생활방식에 전환적 움직임이 요구된다면, 우리는 어떤 접근으로 삶과 배움을 디지털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지난 6월 한림과학원과 나비소셜컴퍼니, 협동조합 소요가 “삶의 기술학교”라는 5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 삶 속의 디지털세상을 제대로 아는 것이 우리를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마주하며, 앞서는 것이 아니라 소외되지 않기 위한 현명한 대처가 중요한 현실임을 확인했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나들면 소통시키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나눴다. 기술이 진화해간다는 것은 더 취약한 사람들의 참여와 활용을 위한 것이라는 점도 바로보기가 필요했다. ‘저는 컴퓨터를 잘 몰라요’하는 엄마도, 몸이 불편한 장애학생도 우리는 한 자리에서 연결되어가는 방법들을 확인했다. 

더 앞선 기술과 도구들로 우린 더 평등한 연결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기회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을 공부한 적이 없어도 내 감상으로 멜로디를 표현할 수 있다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부드러운 음성으로 대신해주는 소통방식이 함께 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디지털생활은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로 채워질 수 있지 않을까? 주어진 방식에 적응하기 위한 배움도 중요하지만, 조금만 더 따뜻한 사람살이를 담아내는 새로운 방식에 눈을 뜨는 일도 중요하다. 거리두기의 관계 속에서도 서로의 삶을 소통해내고, 남기고, 만들어가는 배움은 서로를 가까이에서 지탱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안내해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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