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레고랜드 목매다가 강원재정 파탄난다
[이슈논평] 레고랜드 목매다가 강원재정 파탄난다
  •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20.07.2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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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지난해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에 800억원을 직접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이 정상추진 되는 듯 보였지만, 주차장 등 기반조성 사업은 물론 문화재 보전 사업 등을 수행할 비용이 없어 문제가 되어 왔다. 최근 변경협약 시 밝힌 것보다 도의 임대 수익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불공정 이면합의 논란마저 커지고 있다. 

변경협약 내용의 핵심은 도가 총 사업비 2천800억 원 중 800억 원을 직접 투자하고 30%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원래 도는 테마파크 입장 수입이 400억 원 이상일 경우 금액수준에 따라 8~12%의 임대료를 받기로 했는데, 이에 더해 30%의 임대수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 언론에 보도된 것은 이 부분이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불공정한 것은 멀린사의 귀책사유로 사업이 중단되면 도의 직접투자금 800억 원만 반환하면 되지만 도나 중도개발공사의 귀책사유로 중단되면 위약금 규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도의회에서도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비밀유지조항을 근거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도가 7천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혈세를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사업 자체가 밀실에서 졸속 추진되고 있다니 지적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도의 직접투자를 승인해준 도의회 역시 부실검증의 책임을 피할 수 없으며 도 집행부와 함께 도민 전체를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 주차장 건설을 강원도개발공사에 떠넘기면서 비용을 마련해주기 위해 6배나 비싸게 땅을 되사는 문제역시 정상적 사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도와 도의회가 온갖 편법을 동원하면서 까지 이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역사유적공원 조성은 테마파크 개장을 위해서는 도와 중도개발공사가 꼭 선행해야 하는 사업인데 사업비가 없다보니 이를 춘천시가 맡아달라며 생떼를 부리고 있다. 테마파크 인근에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은 또 어떤가. 이미 비용편익이나 재무성분석에서 0.3대의 낮은 평가를 받아 사업 타당성이 없다는 데도 도는 다른 사업과 연계해 타당성을 높여 8월 중앙투자심사 절차를 추진하겠단다. 1천100억 원 규모로 짓겠다는데 국비를 받아도 일정비율 도비가 투입 돼야 하고, 사후 관리도 도가 해야 한다. 전국 18개 컨벤션센터 중 서울, 부산을 제외한 대부분이 계속되는 적자로 지방재정 악화 문제를 겪고 있다. 지자체가 앞뒤 없이 뛰어들어 그야말로 레드오션이 된 건데, 사업성이 없다는데도 강행하려하는 도 집행부를 어느 도민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최근에는 공법 변경마저 요구하다 불허됐다. 유적보전을 위해 2.5m를 복토하고 이 이상 굴착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레고 사업을 허락했는데 레고호텔을 짓기 위해 땅을 깊이 파는 파일공법을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문화재보전조치는 레고랜드 사업의 인허가 조건이다.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일이며 이는 도나 멀린사 등등 사업추진 주체가 모두 동의한 일이었다. 이제 와서 어린아이 떼쓰듯 하는 수준 낮은 행정을 하고 이유가 무엇인가?

도 집행부는 레고랜드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도민의 목소리를 일부 반대세력의 근거 없는 폄훼로 치부하며 여전히 정상추진, 성공추진을 자신하고 다닌다. 하지만 사업중단 요구가 점차 커지는 이유는 하루가 멀다 하고 문제들이 터져 나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데 사업 내용은 어느 하나 도민 앞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 데에 있다. 이제 스스로 최면을 거는 일은 그만두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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