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풀 뜯어 먹는 소리’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뜻하는 관용어이다. 하지만 이는 개를 육식동물로 오해한 것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실제 대부분의 개과 동물은 잡식이며 종종 풀을 먹는다고 한다.

풀 뜯어 먹고있는 춘삼이.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어느 날 산책길에서 춘삼이가 풀을 뜯어먹기 시작한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먼저 기자정신을 발휘해 풀을 뜯어먹고 있는 장면을 재빨리 촬영한 후, 휴대전화로 개가 풀을 먹어도 괜찮은 지 검색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 개가 풀을 먹는 것에 대한 정보가 방대했다. 섬유질 부족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풀을 먹고 소화기를 깨끗이 청소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섭취한다고 한다. 장 청소뿐만 아니라 항균제, 구충제, 진통제 성분을 찾아 먹을 줄도 알고, 어떤 때는 ‘그냥 심심해서’ 먹기도 한다니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왠지 춘삼이에게 미안할 것 같다.

여하튼 춘삼이는 풀을 참 맛있게도 뜯었다. 어찌나 맛있는 소리를 내던지 그날 저녁에는 푸성귀로 쌈을 싸먹을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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