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요?] 찻값이 공짜인 예쁜 카페가 있다
[여기 어때요?] 찻값이 공짜인 예쁜 카페가 있다
  • 김현희 시민기자
  • 승인 2020.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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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산면 추곡리 ‘0짜 카페’

요즘 카페 사업이 대세이다. 새로 개업해 소문난 카페를 매니아들은 즐겨 찾아다닌다. 북산면 추곡리 골짜기 깊숙이에도 아담한 카페가 하나 있다. 좌석은 10석 정도인데 아기자기한 소품과 실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메뉴도 수제과일청, 각종 희귀한 차, 커피, 생수 등 다양하다. 삼태기로 만든 이 세상 하나밖에 없는 메뉴판으로 손님에게 주문을 받는다. 처음 온 사람들은 “아니, 이런 곳에 웬 카페? 장사는 되려나?”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이곳은 수익을 내려는 카페가 아니기 때문이다. ‘푸른농장’이라는 달걀 농장 사옥 옆에 상업적 카페보다 더 아담하고 분위기 있게 꾸며놓은 카페다. 사업상 거래처 손님이 많이 찾아오다보니 손님 접대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당연히 찻값은 공짜인데 커피 맛은 일품이다. 인심 좋은 주인 덕에 동네 사람들의 휴게실이 되기도 한다. 카페 이름을 ‘○짜 카페’라 붙인 이유가 짐작되는 내용이다. 

최병철 사장과 부인이 국무총리상 수상 후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한 사진. 오직 친환경 유기농 계란을 공급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농장을 키워왔다.

이 카페는 북산면 추곡리 상추곡길 85-104에 소재하고 있다. 카페 주인은 대규모 달걀 생산단지인 ‘푸른 농장’의 농장주 최병철 사장이다. 약 2만평의 부지에 6만 수의 닭을 보유하고, 하루 2만 5천 개의 달걀을 생산한다. 차별화된 친환경 유기농 달걀은 HACCP 인증을 받았다.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생산된 덕에 최상품으로 인정받아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최상의 달걀을 수확하기 위한 관건이 닭의 건강상태라는 사명의식 아래 신선한 먹거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데 이 부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짜 카페’의 인테리어는 부인의 소소한 손길과 감각이 돋보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다. 기부하는 달걀 물량이 상상을 초월한다. 마을 경로당, 시청에 주기적인 기부를 하고 있고, 북산면에 기거하시는 독거 어르신에게는 별도로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 산간벽지 독거 어르신의 열악한 먹거리에는 꿀 같은 단백질 공급이다. 마트도 없는 시골 어르신들에게 한 달에 달걀 한 판은 금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 시내를 나오더라도 잘 깨지는 달걀을 한판씩 사서 들고 다니기란 거의 불가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지관, 교회, 마을 회관 등에 기부요청이 있을 시에도 고가의 달걀을 아낌없이 기부하고 있다. 이를 다 모으면 매해 억대에 이르고 있다. 

부인의 소소한 손길과 감각이 돋보이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과거 어려웠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파산신고를 할 정도로 사업이 힘들 때 주변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했다고 한다. 다시 사업이 번창하면서 과거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부를 다짐하였다고 한다.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현재에 감사하고 ‘나눔’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새농민본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후, 부부는 각종 매체에 인터뷰 요청을 받는 스타가 되었다. 농사를 성공적으로 일구어서만이 아니라 ‘기부 천사’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의 선행이 그렇게 만들었다.

‘공짜 카페’의 삼태기 메뉴판

세상을 반짝거리게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카페 이름을 처음에는 반딧불이로 지었으나 손님들이 예쁜 카페를 공짜로 드나들기 부담스러워해서 ‘○짜 카페’로 개명했다. 공짜 카페지만 손님이 많아서 커피가 많이 팔리길 바란다. 찻값은 무료지만 손님이 많다는 것은 사업이 잘되는 일이고 기부가 계속 왕성할 수 있는 반가운 일이다. 최고 품질의 달걀도 사고 공짜 커피도 마시러 ‘공짜 카페’를 한 번 방문해 보길 권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눠 먹으라시며 달걀을 여러 판 주셨다. 주인의 후덕함에 마음이 따뜻해져서일까? 카페를 나와 뒤돌아보니 농장 뒤편의 산과 어우러진 ‘공짜 카페’의 전경이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기부 천사가 살고 있기 때문일까?

김현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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