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동물보호센터에서 춘삼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는 대소변을 잘 가리는가 싶더니, 언제부터인가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소변을 봐서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도대체 어딘지를 몰라 찾느라고 한참 동안 애를 쓰곤 했다.

인터넷이나 책에는 반려견의 배변훈련에 대한 정보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아내기가 어려웠다. 산책이 부족할 경우 그럴 수 있다는 말에 사람이 녹초가 되도록 산책을 시켜봤지만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긴 것도 아니었다.

반려견은 자신만의 공간을 마려해주면 완벽히 대소변을 가린다.

그러던 어느 날, 춘삼이를 가만히 살펴보니 소파 뒤 구석에 들어가 혼자 놀고 있는 게 아닌가.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반려견이 자신만의 공간이 없을 때 스트레스를 받아 아무 곳에나 배변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내용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날 저녁 당장 방 하나를 비웠다. 춘삼이 방에 방석도 깔아주고 모퉁이마다 배변 패드를 깔아 두었다. 결론을 말하면, 현재는 거의 완벽히 대소변을 가리고 있다.

덕분에 서재 겸, 컴퓨터실 겸, 작업실 이던 내 방은 사라졌다. 거실 소파에 누워 춘삼이가 방 하나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꼴을 보노라면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옛말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는 지경이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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