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멕시카나치킨 강원대점 대표)
강원대 후문 상가번영회 문화국장

많은 상가들이 자리하고 있는 강원대학교 후문 거리는 오래전부터 춘천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지역 경제의 주축을 맡아왔다. 그러나 수년째 이어져온 불경기와 경쟁 상권의 부상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19로 인해서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강대 후문 상인들은 실망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상가번영회를 조직하며 변화와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춘천마임축제와 손을 잡고 개최한 ‘2020 대학로 문화의 거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후문 거리의 상인이기도 한 김병철 강대 후문 상가번영회 문화국장을 만나 상인들의 꿈과 희망을 들어보았다.

김병철(멕시카나치킨 강원대점 대표) 씨는 춘천 시립교향악단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강원대 후문 상가번영회 문화국장을 맡아 ‘문화의 거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학가가 많이 위축됐어요. 강대 후문 상인들도 힘 드시죠? 

다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죠. 온라인강의가 진행되서 학생들이 학교에 잘 나오지 않으니 강대 후문의 활기가 줄었어요. 많은 가게들이 지난 12월부터 조금씩 상황이 안 좋아졌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서 더 악화 됐어요. 올해는 참 힘든 한 해가 되고 있네요.

최근 춘천마임축제와 손잡고 ‘2020 대학로 문화의 거리’를 진행했는데, 어떤 취지였나요?

제가 강원대 후문 상가번영회에서 문화국장을 맡고 있어요. 먼저 상가번영회를 말씀드리면 강대 후문 살리기 운동을 한번 해보자고 상인들이 의기투합해서 2018년 4월에 만들었어요. 그 후 강대 후문에 보행자 우선도로 등을 기획하고 진행했죠, 이번에는 강대 후문을 문화의 거리로 자리매김하자는 생각으로 행사를 기획했어요. 춘천시에 문의했더니 호의적이어서 시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공연기획이나 거리조성 등 주요 컨셉은 마임축제가 기획을 해서 지난 7월 15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진행됐습니다.

(왼쪽) ‘2020대학로 문화의 거리’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오른쪽) ‘2020대학로 문화의 거리’에서 아티스트들이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문화국장은 어떤 계기로 맡았나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는데 후문에서 가게를 열기 전에는 춘천 시립 교향악단에 있었어요. 그래서 예술 기획이나 문화 분야에 대한 이해와 행사 관련 정보를 잘 알다보니 그 직책을 맡게 됐어요.

그런데 가게운영과 문화국장 업무를 겸하다 보니 시간도 부족하고 아쉬운 게 참 많네요. 

 ‘2020 대학로 문화의 거리’를 준비하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은 뭔가요?

상가번영회는 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예산을 직접 받을 수 없어요. 시가 마임축제 측에 예산을 주고 번영회는 시를 통해서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임축제 측은 기획과 프로그램 컨셉 등을 공유했지만 저희가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죠. 

상인회와 마임축제 양 쪽의 생각을 조율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반응이 좋아서 문화의 거리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강대 후문 상가번영회를 법인화해서 저희가 직접 예산을 받아서 강대 후문 일대가 문화의 거리로 완전 자리 잡을 수 있게 노력할 생각입니다.  

내년을 위해 생각하고 있는 기획이 있나요?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어요. 내년 여름에 물총싸움을 후문 거리에서 열어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아요. 후문 거리부터 팔호광장까지 큰 규모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근데 상인회의 기획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해요. 사실 강대 후문을 문화의 거리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이미 몇 년 전에 있었어요. 

강대 후문에 ‘백령마루’라고 있는데 원래는 그 자리에 돔으로 된 노천극장을 만들려고 했었어요. 시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는데 노천극장이 연구에 지장을 준다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 같은 모양이 된 겁니다.

많이 아쉽죠. 잘 진행됐다면 공연과 버스킹 등 문화행사가 상시 열려서 춘천의 문화 인프라로 좋은 역할을 했을 테고 학생들도 즐기고 상가거리도 좀 더 활기찼을 텐데 말입니다.

 강대 후문 상인회와 강원대가 협력해서 조성한 ‘백령마루’
 

그래도 후문거리에 좋은 변화가 눈에 띕니다. 예전보다 한결 깨끗해지고, 잘 정돈됐는데, 상가번영회의 역할이 있었겠죠?

네 맞아요. 예전에는 후문 골목을 오가거나 주차된 차들이 너무 많았어요. 시민·학생·관광객 모두 불편함을 느꼈죠. 게다가 구석구석 몰래 버린 쓰레기나 담배꽁초도 많았어요. 그래서 일단 보행자 우선도로를 만들게 됐습니다. 예전보다 차량이 많이 줄어서 좀 더 안전해졌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도 많이 줄었어요. 

앞으로는 아예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해서 학생·주민들·상인들이 상생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려고 우선 주차장 조성을 먼저 진행할 계획입니다.

시와 논의해서 주차장을 만들 생각이에요. 이 동네 주민들도 주차문제로 피해가 가지 않아야 하고요.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상생의 길로 가야 지역도 살고 학생과 상인들도 살 겁니다. 물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찬성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으니까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학교, 주민과 상인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구상이 있나요?

이번에 열린 ‘2020 대학로 문화의 거리’는 마임축제 아티스트들이 주축이 돼 활동했지 실제 상인들이 직접 담당했던 행사들은 없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프리마켓 같은 행사를 직접 해볼 생각입니다. 학생, 시민, 상인들 모두가 북적거리며 참여해서 강대 후문을 벗어나 지역전체에 도움이 되도록 해 보려고요.

그리고 올해 처음열린 대학로 문화의 거리 축제도 해마다 계속 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생들도 후문 상가들을 많이 이용하고 입소문도 많이 내주었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상인들과 학생들이 제휴를 맺어서 할인을 해주고 또 학생들은 홍보를 해주고 이렇게 선순환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네주민과 학생들, 건물주와 상가 사람들, 대학과 교수들 등 이 지역의 모든 구성원들이 조금씩 양보하고 잘 뭉쳐서 함께 더불어 상생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학찬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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