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두원 새파랑길 ‘마당골’

긴 장마와 폭풍이 지나고 수마로 인한 많은 슬픔과 아픔이 괴로움을 더한다. 모두가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빠른 복구가 이루어져 수재민들의 마음이 한시름 놓이길 바란다. 

수재를 입은 한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힘을 내려면 지친 몸과 양기를 북돋을 음식, 오리 고기가 어떨까? 마을로 가는 길이 예뻐 이름 붙여진 덕두원 석파령 길을 따라 개천을 끼고 가다보면 15년 전통의 숯불 오리 고깃집 ‘마당골’을 만날 수 있다.

남으면 싸가도 된다는 직접 기른 쌈 채소가 상 양쪽을 채운 ‘마당골’의 주 메뉴 ‘양념 오리’ 상차림

가게에 들어서면 언덕위로 커다란 비닐하우스 동이 보인다. 직접 재배하여 깨끗하고 건강한 쌈 채소를 무한으로 먹고 남으면 싸가도 된다니까 특히 주부들이 좋아할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좌석은 실내외 40석 정도 구비되어 있다. 편한 자리를 정하면 되는데, 필자는 주로 실내에 자리한다. 보통 생 오리 반반 (로스, 양념)을 자주 먹었으나 이번에는 양념만 시켰다. 먼저 상 양 끝으로 수북이 쌓인 쌈 채소가 기다랗게 놓이고 달콤 시원한 무 쌈, 오이무침, 고향의 맛 가득한 동치미, 흰 목이버섯무침, 양배추샐러드가 쌈 채소 옆에 가지런히 차려진다. 떡 벌어진 한 상 차림은 왕후장상의 밥상이 부럽지 않다.

맛깔스러워 손이 안가는 찬이 없으나 특히 동치미는 한겨울 독에서 꺼내 먹던 찐 옛날 맛이라 몇 번을 리필해서 먹을 정도였다. 오리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고단백음식이라 혈관에도 도움을 주는 건강음식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숯불 위에 석쇠를 얹고 구운 생 오리고기는 맛도 기가 막힐 만큼 좋다. 구운 오리고기는 함께 나온 다른 야채들과 기분 좋은 궁합을 만들어낸다. 새콤달콤 양념한 영양부추와 양파는 물론 뒷마당에서 직접 기른 신선한 쌈 채소는 쫄깃한 오리고기와 어울리며 온몸을 활기차고 생기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15년 전통의 숯불 오리 고깃집 ‘마당골’ 입구

오리고기를 숯불에 올릴 때 잊지 말고 밥을 시켜야 한다. 호박, 콩, 고구마 등이 들어간 영양 돌솥 밥의 준비시간이 20분 소요되어서다. 이때 두부전골도 함께 시키면 영양밥에 두부전골이 얽혀 만들어내는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당골’은 매일 오전11시부터 오후9시까지 영업한다. 매월 둘째, 넷째 화요일은 휴일이다. 예약을 하고 가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코로나, 장마, 태풍이 시민들을 꽁꽁 가두었던 지난 시간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기분으로 새 날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이번 주말 덕두원 마당골에서 영양가득한 오리고기를 먹고 의암호 한 바퀴 드라이브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덕두원길 150-1 / 전화 243-7373

이철훈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