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재확산 우려가 한창이던 지난달 24일, 페이스북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몇 해 전 교편생활을 접고 아프리카 선교사로 떠나신 분이 공유한 샘터교회 안종덕 목사 글이었다. 5꼭지로 나누어 소제목을 단 글 가운데, 마지막 대목 “집합을 금지하라는 것은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하라’는 뜻이다”라는 글귀에 잠시 눈길이 멈췄다.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이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고 홀로 외로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이들의 짐을 나누어질수록 세상은 사랑으로 포근해지리라.”

이글을 읊조리다 보니 종교를 빙자해 ‘힘자랑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요즘의 세태에 새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나의 예로 코로나19 재확산의 단초로 지탄받는 교회가 있다. 아니, 그 교회를 그렇게 만든 목사가 있다. 이 목사를 한 언론은 이렇게 묘사했다.

“17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설립자 전광훈 목사(64)는 실은 개신교 목사라기보다는 극우 정치꾼으로 악명이 높다. 전광훈 목사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전 목사는 지난 20여 년간 자칭 애국집회 혹은 정치집회를 2천3백여 회나 이끌었다고 한다. 보수 개신교인들조차 이런 전 목사를 두고 어떻게든 관심을 끌어보려는 ‘관심 종자’로 폄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성경 고린도전서 3장 13절에는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라는 말씀이 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고, 홀로 외로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이들의 짐을 나누어지며, 세상에 사랑을 나누어야 할 종교지도자가 그 길을 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소명을 져버린 일탈이다. 또한 성경 신명기 5장 11절에는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는 내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 없는 줄로 인정하지 아니하리라’는 말씀도 있다. ‘하나님’을 앞세워 정치적 선동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이다. 

종교를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종교지도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지금도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태복음 6:3~4)”는 성경말씀대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소명을 지키시며 사랑을 나누고 계신 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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