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역습

“신은 항상 용서하고, 인간은 때때로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 프란치스코 교황 -

우리가 현재 매일 쓰고 다니는 비말 마스크에도 플라스틱은 들어있다. 모양과 재질이 다를 뿐, 플라스틱은 우리가 숨 쉴 때조차 쓰이고 있다. 이 세상은 플라스틱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PET, PP, PS, PVC 등 다양한 플라스틱이 대량 생산 되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플라스틱이 발명되고 나서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설거지를 안 해도 된다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플라스틱 시대를 찬양했었다. 플라스틱 혁명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을 기점으로 철 생산량을 가뿐히 넘어섰다. 최근 13년 동안 늘어난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의 무려 50%를 차지한다. 이렇게 높은 증산률을 보이는 플라스틱은 사용한 만큼 그 폐기물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이 폐기물 중 재활용되는 양은 전 세계에서 약 8%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소각과 매립을 하고, 그도 안 되면 결국 해양으로 유입되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역마다 분포돼 있는 해수욕장은 여름, 겨울마다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해변들은 떠 밀려오는 생활 쓰레기로 가득하다. 그 중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부분이며, 잘게 부서진 조각들로 가지각색의 색깔과 재질로 이뤄져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관광 피해액 추정치는 328억 원에서 419억 원에 달한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바다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은 밧줄에 얽혀 목숨을 잃기도 하고, 먹이로 착각해서 먹기도 한다. 플라스틱 때문에 변질된 외래종이나 병원균이 플라스틱에 붙어 이동되기도 한다. 해안에서 발견되는 거북이 사체의 85%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켜서 죽은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에서는 플라스틱을 통해 들어오는 변질된 외래종으로 인해 남해안에서부터 계속해서 백화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목재와 유리가 포함된 해양쓰레기는 2012년 기준 연간 9만1천195톤이 발생한다. 25년 동안 전 세계의 해안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담배꽁초’가 32%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담배꽁초에 있는 필터는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기존 제품 조각이 미세화 된 합성수지로 인해 계속 생겨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심원준 박사가 ‘바다로 간 플라스틱’에 대한 강의를 펼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눈에 보이는 것도 있지만 보이지 않을 만큼 초미세로 작은 것들도 있다.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율과 플라스틱 폐기물·쓰레기 관리 정책이 지금 추세로 지속된다면 우리는 공기 중에 분포된 미세 플라스틱을 일주일마다 카드 1개 분량인 5g씩 계속 먹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누군가는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자고 하지만, 커피 테이크 아웃 잔을 주지 않으면 화를 내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가 지금껏 사용해온 플라스틱이 있으니 앞으로 닥쳐올 피해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꾸준한 미디어 교육을 통해 인식이 변화된다면 쓰레기를 줄이는 의사결정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내 그것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정책을 도모하게 된다면 현재 이어지고 있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 증가 추세를 한풀 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 강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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