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 광복절 집회를 기점으로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면서 코로나블루라고 불리기도 하는 ‘코로나 우울감(증)’이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 초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나오고 실제 집행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이미 미디어 등을 통해 유포는 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최근의 일로 보인다. 

지난 10일이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었던 이유로 우울증과 자살의 연관성이 부각되면서 코로나블루가 매체 등에 더욱 빈번히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의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살’과 ‘우울’이 주목받게 되는 시점임을 감안하여 자신들이 준비한 다양한 심리지원책을 홍보하고 나섰다. 고창, 인천, 나주, 부여, 전주, 완주 등에서 자살예방 캠페인과 연극 온라인 무료 상영, 노년층을 위한 놀잇감 전달, 검사와 조사를 실시했다는 소식이다.

춘천시나 강원도 차원에서는 아직 어떤 프로그램을 시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방치해두고 있어도 좋은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가 계절성 독감처럼 잠깐 사람들을 괴롭히다 지나 갈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은 올해 안에 치료제나 백신이 실용화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부정적인 전망은 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만의 하나 낙관적인 전망이 맞다 하더라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앞으로는 더 자주 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어 암울하다. 코로나가 호흡기 질환만 아니었다 하더라도 문제는 덜했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말을 하거나 기침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침방울(비말)로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이니 수시로 봉쇄와 격리가 필요하다. 그 결과 사회적 관계 유지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청소년법에 따른 법정기구인 ‘춘천시 청소년참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최근 춘천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코로나블루에 대한 춘천시의 관심을 상당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한 내용을 간추려 종합하면 이렇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됨으로써 집안에 고립된 시간이 늘어난 결과 수면시간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늘어났다. 그 연장선에서 생활의 규칙성이 흔들리면서 온라인 수업을 미루는 등의 해이함으로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이 늘어났다. 

객관적인 행동 측정 결과가 아니라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 주관적 평가를 토대로 나온 결과인 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이 조사결과로 단정 지을 수 없을지는 몰라도 춘천시가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청소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10월 중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해볼 일이다. 

청소년 정책은 이렇게 준비해가면 될 터인데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춘천시민 전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춘천시민의 몸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부터는 마음까지 챙겨야 하겠다. 비단 춘천에 국한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한 취업포털 회사가 성인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6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69.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조사(54.7%)에 비해 14.5%포인트 높아진 결과이다. 응답자의 89.6%는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코로나블루 증상이 심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다. 춘천시민의 마음은 어떤 상태일까? 자료조차 없는 상태여서 많이 아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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