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코로나 일상, 지역사회 공동대응 토론회’ 개최
이재수 시장, “정부방침 미비…지역 정책 주도권 회복해야”

“코로나 시대, 춘천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춘천시정부가 코로나19가 일상이 되는 장기전(위드 코로나)을 대비한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지난 17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코로나 일상, 지역사회 공동대응 토론회’가 개최돼 의학, 사회, 경제, 문화예술, 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석해 위드 코로나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가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변화 모습을 예측하고, 이런 변화가 시민 생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이재수 춘천시장과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김대건 교수, 강원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욱 교수, 춘천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명호 위원장,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신경아 교수, 전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 박기남 원장,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김영기 금융실장,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한종호 센터장, 춘천문화재단 김희정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 17일 춘천시정부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코로나 시대, 춘천지역공동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은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 단편적·즉흥적으로 이끌리는 정책을 펼쳤지만 이제 근본적 변화를 통해 정책적 주도권을 회복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K-방역이 외국으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중앙정부의 방침이 미비해 지역에서 방침을 스스로 마련해야 했다”면서 “장기전을 대비하기 위해 전문가의 지혜를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분야별로 분류해 정리한다.

사회  공동체 통한 건강성 회복이 급선무

코로나19로 위축된 사회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의 가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 교수는 “병리적 상태에서 벗어나는 소극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건강성을 볼 것이 아니라 시정부가 긍정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적극적 회복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춘천시가 실험하고 있는 사회혁신센터, 커먼스 필드, 협동조합, 마을자치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중간조직 등을 중심으로 춘천시민들이 관계성 중심의 연결망 속에 있도록 하고, 이런 것을 통해 춘천시의 사회 건강성과 사회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지지와 사회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비슷한 맥락에서 공공성의 가치에 대한 인식, 시민의 주체성과 책임에 대한 인식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져오는 부정적 효과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WHO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물리적 거리두기’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언급한 것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고립되기 쉬운 사람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경제  디지털 경제로 체질개선 필요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세계적인 위기를 조명하면서 단기적인 방안과 중·장기적인 방안으로 나누어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김 금융실장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분석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생존가능한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경제적 셧다운 단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점진적으로 활동을 재개해야하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센터장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투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센터장은 “중앙집중식 사회경제구조가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로 전환되면서 지금까지 변방에 불과했던 로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로컬에서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청년 창업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정신건강  30대 여성 우선 지원 필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감염에 대한 불안이 우울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국민 정신건강 실태 조사를 근거로 지역사회가 코로나블루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30대 여성이 가장 많은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가장 많은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며 춘천시정부가 우선적으로 30대 여성을 집중 지원하면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피해자인 감염자들이 따돌림을 당하는 등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감염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  창조적 혁신 이뤄야

행정에서는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행정적 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 교수는 “시장경제에 포획돼 있는 토목, 건축, 시설 등의 불필요한 예산을 세심히 살펴 적절한 사회적 이익을 도모하는데 쓰이도록 해야 한다”면서 “춘천시 클라우드 시스템, 업무 플랫폼 등 데이터 기반 정책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또 “실행하기 어렵더라도 혁신 역량 평가를 통해 고위공무원인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복지  돌봄의 가치 드러나

복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돌봄’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맞벌이’에 이어서 ‘맞돌봄’이 가능한 사회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박 원장은 “코로나19를 통해 평가절하 됐던 돌봄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여성들이 경제영역으로 이동해 ‘맞벌이’가 이뤄졌다면 이제 남성들이 돌봄의 영역으로 이동해 ‘맞돌봄’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에서 여성 전문 인력을 양성해 사회를 조직하는 기본 원리인 돌봄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한다고 밝혔다.

문화  형태는 바뀌겠지만 인식은 유지돼야

지역 문화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이다. 문화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통상적인 비수기(1~3월)가 조금 길어지는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훨씬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김 사무처장은 이러한 지역 문화계의 참혹한 현황을 전하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점을 알렸다. 김 사무처장은 “포스트 코로나가 아닌,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언택트와 온택트를 실현할 극장설비, 그에 맞는 전문인력, 다각화된 보조금 사업, 예술인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의 문화계 환경 구축을 모색하면서도 “공연장에 와서 공연을 보고 전시장에서 그림을 감상하며 축제에서 서로 온기를 나누며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즐기려는 욕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비록 마스크를 끼고 소독제를 손에 쥐고라도 만날 수 있는 일상으로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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