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와 미생물

미래라든가 장소 이동이라든가 토론 같은 것을 금지해 버리는 페스트를 어떻게 그들이 상상인들 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믿고 있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다.”   -알베르 카뮈 <페스트> 중-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우리가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전의 삶은 어떠했을까? 감염병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웠을까?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영미 박사가 ‘기후와 미생물’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1918년에도 감염병인 ‘스페인 독감’이 있었다. 당시 온 세계가 스페인으로부터 독감이 발생한 줄 알았지만 사실은 미국에서 처음 발병했다. 언론에서 스페인에서부터 시작됐다며, 스페인 독감으로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스페인 독감으로 전 세계에서 약 2억 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도 15만 명이 숨졌다. 이후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 플루, 2015년 메르스를 거쳐 지금의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10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감염병은 여전히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블루에 이어 이제는 코로나 앵그리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 찾게 된 긍정적인 면도 있다. 맑은 하늘과, 달고나 커피, 손뜨개질과 같은 색다른 취미 활동들이다. 이렇듯, 코로나 시국에 우리는 각자 이겨내는 방법들을 찾아내고 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같이’해야 감염병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고 있다.

◇ 극지의 세균과 바이러스

기후변화와 미생물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극지연구소에서는 기후 변화에 따라 생겨나는 북극과 남극의 미생물들을 연구한다. 북극은 남극에 비해 180여 종의 꽃 등 다양한 식물들이 많이 있다. 따라서 더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생물의 종류에는 진핵생물, 세균, 고세균, 바이러스가 있다. 이 중 세균과 바이러스는 질병을 유발하고 유전물질을 보유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도 있다. 세균은 스스로 독립 증식을 할 수 있고 질병을 일으켰을 때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있어야만 증식을 할 수 있고 질병이 일어났을 경우 항생제로 치료가 불가능하다.

미생물의 큰 특징으로는 4가지가 있다. 지구상에 종류도 양도 매우 많고,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고,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유용한 또는 유해한 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특히 미생물에게 기후 온도의 변화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위험

1951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지표 평균 온도 변화에 따라 북극은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대기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실효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어 온도가 증가해 북극에서도 온난화가 일어난다. 육상에서는 영구동토층을 융해하고 해양에서는 해빙이 녹아내린다. 이러한 연쇄적인 현상으로 결국 우리가 사는 모든 곳까지 자연재해가 일어나게 된다. 

영구동토층에서는 가스하이드레이트인 메탄이 대량으로 저장돼 있는데, 융해되면서 메탄이 방출되면 더욱 지구온난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그에 따라 고대 바이러스나 새로운 질병들이 생길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라임병’, 야만반도의 순록들을 죽음으로 이끈 ‘탄저병’ 등 역시 모두 미생물로 생겨난 질병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생겨날 미지의 질병 X,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정책을 마련하고 이행해 북극지역 유해 미생물을 신속히 검출하여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정리 강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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