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농민수당과 ‘농민수당 지원법’ 제정
[이슈논평] 농민수당과 ‘농민수당 지원법’ 제정
  • 전기환(춘천시농업인단체 협의회회장)
  • 승인 2020.09.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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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환(춘천시농업인단체 협의회회장)

강원도에서 우여곡절 끝에 내년부터 강원도 전 농가에 농민수당이 지급될 예정이다. 강원도와 시·군수협의회가 긴 줄다리기를 하는 바람에 올해 지급이 무산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내년부터 지급 할 수 있어 다행한 일이다. 

농민수당은 농업이 국가 공동체를 위해 다원적 기능을 수행함에도 농촌경제는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에 오래전부터 요구되어오던 정책이다. 

2019년 전남지역의 일부지자체에서 시행하자 전국적으로 농민들의 요구가 확산되었다. 강원도에서도 몇 년 전부터 도와 시·군에서 공론화가 시작되었다. 춘천지역에서는 ‘춘천시 농업인단체 협의회’가 2018~2019년경부터 수차례의 토론회와 서명활동을 전개하였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5천여 명의 농민들이 서명을 통해 의견을 모아냈다. 강원도에서는 단체장 선거에서 현 지사가 선거 공약에 명시했으며 2020년 2월 조례를 제정하면서 연내 지급이 현실화 되는가 했다. 그러나 시·군과 도의 재원 분담비율에 이견이 생기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연내 지급이 무산되면서 기대했던 농민들의 실망과 원성이 높았다.

농민수당과 관련해 농민을 제외한 시민들의 생각은 다양하다. 왜 농민들만 지급하느냐 농업의 공익성과 특수성으로 지급해야한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농민수당을 지급함으로서 최종적으로는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갈수록 침체돼 소멸지수가 높아진 농업이 몰락하게 되면 국민들은 결과적으로 안전한 식량 공급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각도에서 보자면 농민수당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다. 농지면적과 소득에 상관없이 농민들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함으로서 농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근거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줌으로써 농민만이 수혜자가 아닌 지역민이 모두 수혜자가 된다. 농민수당이 보편적 정책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이유이다.

농업의 어려운 현실은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농가의 가계소득이 도시가구 소득의 60%밖에 안 되는 한국의 현실과 전 세계 농민들의 실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농업선진국에서는 농업정책을 농업의 특수성과 농업의 공익성에 대한 사회와 국가의 책무로 인식해 농가소득 절반이상을 다양한 직불제로 지급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국가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인정하고 공익적 직불제와 친환경 직불제를 시행해 매년 면적규모와 농업형태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정도밖에 되지 않고 이마저도 대규모 농민들에게 편중되어 있어 중·소농가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 

지자체가 농민수당 지급을 확대하면서 조금이나마 간극을 보완하고 있기는 하지만 강원도에서 지급 예정인 농민수당 시행안을 보면 해결해야 문제점이 많다. ‘강원도농어업인 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 내용을 살펴보면 ‘연 70만 원을 지역화폐로 농업경영체에 등록이 되어 있는 농가에게 지급한다’고 되어 있다. 이 내용이 조례의 핵심일 텐데 농민이 아닌 농가에 수당을 지급함으로서 여성농민과 청년농민에 대한 지급을 보류 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급액도 지방재정을 감안한다고 해도 너무 적다. 국내 농업소득이 연간 1천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농민이 70%나 되면서 월 농업소득이 가구당 평균 8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자 1인 최저임금인 181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서울시 생활임금의 1/3밖에 되지 않는다. 월 5만8천 원의 농민수당으로는 언 발에 오줌 뿌리는 격이다. 

농민들의 어려운 문제를 더 이상 지자체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이제 국가가 나서서 농업의 백년대계를 세워야 한다. 코로나 시대의 요구인 식량주권의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서도 농민수당지급을 위한 법을 제정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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