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각인되는 인간의 언어는 바로 이름이다. 자연 상태에서 살아가는 개들에게는 이름이 필요하지 않다. 개들은 무리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알고, 이름이 없이도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하지만 개는 인간과 함께 살면서 이름을 얻게 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초로 수용하는 인간 언어인 것이다.

따라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개에게는 이름이 매우 중요하다. 극지방에 살며 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이누이트 족은 몇몇 선택된 개에게만 이름을 붙여준다. 이름이 붙여진 개, 즉 리더에 해당하는 개는 이름을 얻음으로서 주인과 다른 개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동물심리학자인 스텐리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반려견은 비슷한 이름 사이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능력은 반려견에게 언어로 의미를 전달할 때 중요하게 사용된다. “춘삼아 앉아.”, “춘삼아 기다려.”하는 식으로 이름을 먼저 불러 주의를 끈 다음 간단한 단어로 명령하는 학습을 반복하면 반려견은 손쉽게 자신에게 향하는 명령을 구별해 낼 수 있다. 만약 이름을 붙이지 않고 “이리와”, “여기 앉아”라는 식으로 말을 건넨다면 반려견은 당황한 기색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사용하는 수많은 말들 중에서 자신과 관계있는 말과 관계없는 말이 무엇인지를 구별해 주기 위해서는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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