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숭생숭한 밤

지난 7일 자정이 다 되어갈 무렵, 누군가 신문사 문을 두드렸다. 남루한 차림의 어떤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취객인가 했지만 술 냄새도 나지 않았고 발음도 분명했다. 할아버지는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하룻밤만 재워 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이곳은 사무실이라 잘 곳이 없다. 대신 경찰서에 연락을 해 보겠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경찰이 도착했다. 할아버지는 내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경찰을 따라갔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도 춘천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것이다. -홍 기자

 

어젯밤 꿈에 나는 울었다

새벽 갑자기 나는 울었다. 꿈에 나의 가장 소중한 부인의 부고(訃告)를 지인에게 알리면서…. 꿈에서 아내가 늘 그리워하던 사람이었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 아이들의 육아에 지쳐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경력단절 여성으로 살아가는 우리사회 주부들의 사회적 죽음을 떠올린 것일까. 세 아이의 ‘엄마’이며 ‘아내’라는 이름만으로 세파에 맞서기엔 벅찰 것이다.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람을 느낄 일이 절실할 것이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춘천에 많이 생기기를 소망해본 새벽이었다. -김기자

 

차별이 사라지는 세상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은 더욱 힘들다. 이들을 돕기 위해 춘천시정부도 복지 인프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물어가기 위해 ‘장벽 없는 거리’ 프로젝트의 첫발을 내딛었다. 생활환경에서 장벽이 사라질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돕는 문화도 더욱 싱그럽게 꽃피어날 것이다. 시정부가 나눠준 팸플릿 내용처럼, ‘장벽 없는 거리’ 사업이 춘천을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가꾸어가길 기대한다. -강 기자 

 

삭발시위의 추억

전교조 복직교사 두 분을 인터뷰하고 돌아오는 길. 오랫동안 잊었던 전교조 선생님에 관한 추억이 떠올랐다. 한문을 가르치셨던 그분은 항

상 웃는 얼굴이었고 좀처럼 화를 내지도 않았다. 학생들의 사소한 질문조차 귀담아듣고 답해주셨다. 

그 무렵 전교조 교사에게는 안팎으로 감시하는 눈이 많았다. 희미한 기억이지만 그분을 위해서 학생 몇 명이 머리를 삭발하고 힘을 보태기도 했었다. 그러고 보니 삭발시위가 많이 줄어들었다. 세상이 좋아진 탓도 있고 표현방식이 변한 탓도 크겠다.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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