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성(춘천녹색평론 독자모임)
장재성(춘천녹색평론 독자모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건강한 삶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경제 시스템으로 혁신되어야 한다. 공공 보건·의료 확대, 사회안전망 구축, 식량안보 대응, 지속 가능한 환경 보존을 위한 비용을 확보하고 평화 건설을 위해 군사비를 줄여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백신이 나올 때까지 감염 확산을 억제하며 버티는 길이다. 생산, 유통, 대중 교통 및 생활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속되면 생산은 멈추고 자본주의 경제가 침체되고 위기가 온다. 가장 먼저 감염 위기를 벗어난 중국, 한국 등의 경제 성장은 미국, 유로 등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코로나19 감염 대유행 기간에는 해고를 금지하고, 해고되었을 경우 국가가 실업 급여를 지급해주어야 한다. 문을 닫는 기업이 생기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 단체에서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공장에서 사람 사이의 공간을 1m 이상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일을 중단시키고 토지와 공간 이용을 공공화해야 한다. 임대료를 당장 지불하지 않는다고 퇴거시키지 않아야 한다. 대중교통도 대폭 확대하고, 사회복지 시설에 수용된 노인과 장애인에게 공간을 확보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돌봄 노동자를 대폭 확대하고 고용해야 한다. 의료장비의 생산과 유통은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 공공의료 및 공공의사 확대를 위한 공공 의과대학 설립 등의 정책은 안정적으로 안착되도록 해야 한다. 

유럽에서 감염병 확산으로 가장 먼저 품절된 것이 먹거리였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45.2%, 곡물 자급률은 21.7%(2013~2015)로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세계 식량안보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식량 자급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장기 저성장 시대에 맞게 인력과 토지를 정비하며 농산물의 비대면 온라인 유통 판매망도 정비해야 한다. 산림과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끝없는 소비와 낭비 구조를 강제하는 자본주의 생산, 소비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사회 역량이 총동원되어야 한다. 세계 무역과 여행 등에서 과감히 벗어나 건강한 자립 지역들이 서로 연대하는 지역화 시대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감염병 극복을 위해서는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군사비를 줄이고 다주택 종합 부동산세를 철저히 환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3년의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전쟁을 위한 원폭을 반대하며, 대신에 평화를 위한 원폭”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군사비는 2019년에 1조 9천억 달러이다. 이는 냉전 시대 군사비 지출보다 훨씬 많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예산의 300배나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2018년 군사비 지출 규모는 세계 10위인데 무기 수입은 세계 7위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연평균 7.5%씩 증가한 군사비는 2020년에는 50조 1천527억 원에 달한다. 국제평화연구소는 매년 4월 세계 군사비 지출 보고일을‘세계군축행동의 날’로 지정하고 각국 정부에 평화군축을 촉구하는 국제캠페인을 전개한다. 한국에서도 평화단체가 중심이 되어 참가하고 있다. 

2020년 3월 23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전 세계 모든 분쟁에 대한 휴전을 요청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전 세계 평화와 군사비 감축을 호소하고, 무기거래 중단을 촉구했다. 바티칸 교황청 코로나19 대응팀은 “코로나에 맞서 군사비를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축소하고, 대신에 그 자원을 보건과 의료 복지, 식량 안보, 환경과 안전 같은 분야에 투자하라”고 촉구했다(2020.07). 지금 여기에서부터 감염병 예방 규칙을 잘 지키고, 남북평화 건설을 위한 규칙을 서로 지켜갈 때 평화 공존은 실현될 것이다. 4·27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단계적 군축’실현 및 9·19남북군사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