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북숭이였던 춘삼이가 털을 모두 깎이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춘삼이를 춘천시동물보호센터에서 데려온 지도 거의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외적인 변화가 컸다. 무슨 말인고 하니 매일 쑥쑥 자라나는 털들이 춘삼이를 마치 검은색 솜사탕처럼 복슬복슬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날씨가 선선해지고 있으니 털이 길다고 해서 더위를 먹을 걱정이야 없지만 생각지도 못한 고충이 생기고 말았다. 바로 푸들 특유의 악성(?)곱슬이 서로 뒤엉켜 도무지 어찌할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생각하다 못해 아내가 쓰는 고급 린스를 듬뿍 발라 문질러 봐도 오래된 철수세미마냥 점점 더 딱딱하게 뭉쳐질 뿐이었다. 결국 지난 8일, 처음으로 시내의 한 애견미용실을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애견미용실에 춘삼이를 맡기고 몇 시간 후 다시 데리러 갔을 때 나는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는 미용전과 미용후의 모습을 직접 보시는 편이 좋겠다.

※애견미용실에 문의한 결과, 곱슬곱슬한 반려견의 털을 기르려면 기르는 동안 계속해서 빗질을 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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