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경우 학습하지 않으면 다른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지만 개들은 다른 종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는 공용어가 있다. 이 공용어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소리의 ‘높이’, ‘길이’, ‘빈도’가 바로 그것이다.

소리의 높이를 먼저 살펴보자. 워싱턴 국립동물공원의 박물학자 유진 모턴과 J. 페이지는 56종의 조유류와 포유류의 소리를 분석한 결과 예외 없는 공통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낮은 목소리는 부정적 의미를, 높은 목소리는 긍정적 의미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 역시 호감을 나타낼 때는 목소리의 높이가 올라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물리적 이치이다. 몸집이 크고 다 자란 동물일수록 낮은 목소리가 나고, 작고 어린 동물일수록 높은 목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즉, 높은 목소리로 말을 거는 것은 ‘나는 크기 않고 위협적이지 않아. 이리와’하는 의미가 된다. 이는 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개가 낮은 소리를 내다가 어느 순간 그쳤다고 해서 꼭 우호적인 관계로 돌아선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개가 더 이상의 위협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공격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도 위협적인 소리를 그친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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