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최 지사 답변에 질타 이어져
국민의힘 의원들 “도의회와 국회 기만”
정의당강원도당, “어이없고 기가 막혀”
시민단체, “국정감사 최악으로 만들어”

“수차례 개장 연기가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니고 임기도 다 끝나 가는데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어떻게든 책임지겠다”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내년 7월에도 (레고랜드) 개장이 안 되면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는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의 질문에 대한 최문순 지사의 답변이다. 지역 시민단체와 지역 야권에서는 “최 지사의 답변 내용과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최문순 지사가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KBS 뉴스 캡쳐

이날 강원도 국정감사에서는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영국 멀린사에서 투자한 금액이 240억 원에 불과한데 ‘3천억 원이 투자됐다’고 한 답변은 위증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범수 의원도 오후 보충 질문에서 무역진흥공사(코트라) 자료를 제시하며 “영국 멀린사의 총투자금액이 245억 원에 불과한데 왜 3천억 투자 얘기를 했느냐”고 캐물었다.

이에 최 지사는 “현장에 가 보시면 3천억 원 중 50%는 투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멀린사에서 3천억 원이 전부 투입됐다고 답변한 것은 단순한 착오였다.”, “현재까지 실제 입금된 금액은 245억 원이 맞지만 현물 출자 등 사업이 진행되면서 추가 투자가 이뤄졌다”고 답변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어린이공원의 50년간 독점권보장도 불공정계약의 끝장 드라마”라고 질타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멀린사로부터의 임대수익을 30.8%에서 3%로 축소한 것이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최 지사는 “당초에는 도에서 투자하기로 했는데 멀린사가 직접 투자하기로 하면서 임대수익 구조가 변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지사의 국정감사 답변과 도의회 도정질의에 대해 지역 야권과 시민단체가 논평과 성명서를 내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야권 반응

◇국민의힘 강원도당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지난 20일 논평을 내고 “최문순 지사는 도의회와 국회를 기만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논평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국감에서의)최 지사의 몇 가지 주요 답변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국민을 호도하는 위증 혐의가 다분하다. 도의회 도정질의에서도 내놓은 답변도 상당수 허위로 밝혀졌다. 

첫째, 멀린사로부터 3천억 원이 입금된 것으로 답변했으나, 김용판 의원의 추궁으로 ‘600억 원만’ 입급됐다고 말을 바꿨다. 코트라(KOTRA)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서범수 의원의 추궁으로 이마저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멀린에서 레고랜드코리아(LLK) 로 입급된 금액은 245억 원에 불과했으며, 최 지사는 국정감사에서 두 번 말바꾸기로 위증을 했다. 

둘째, 도의회 도정질의와 국감장에서 레고랜드 사업으로 9천800여 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주장했으나, 권영세 의원의 추궁으로 이는 6년 전 자료를 재탕한 옛날 수치임이 밝혀졌다.

셋째, 도의회와 국감에서 ‘현재 공정률이 50%라고 주장했으나, 공정률 50%는 호텔과 컨벤션센터(주차장 등)를 누락한 허위수치임이 밝혀졌다.

넷째, 2018년 MDA체결 당시 도의회에서 ‘강원도의 권리의무 변경동의안’에 대해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이 전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모두 동의해서 통과된 것으로 허위 답변했다.

다섯째, 야당과 시민단체의 줄기찬 투쟁과 요구로 어제 오후(지난 19일)에 겨우 도의회에서 열람한 MDA 원본을 두고, 마치 오랜 전부터 전부 공개돼 있는 것처럼 답변했다.

최 지사는 레고랜드 사업에 대해 어떻게든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 최 지사는 도의회와 국회에서 위증한 부분에 대해 책임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다.”

◇정의당 강원도당

정의당 강원도당은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고 “국감장에서 웃으며, 하여튼 책임지겠다는 최문순 지사의 답변과 태도는 강원도민을 대표하는 지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성명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날 국감에서 레고랜드 사업의 혈세낭비, 불공정계약, 절차문제 등이 지적 됐지만 최문순 지사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아무런 문제가 없단 뜻을 굽히지 않았다. 멀린사에서 레고랜드코리아(LLK)로 입금된 금액은 245억 원에 불과한데 최문순 지사는 3천억 원이 들어왔다고 답변을 해 위증 논란까지 일었다. 또한 ‘내년 7월 개장이 안 되면 어떤 책임을 지겠냐’라는 한 의원의 질의에 최 지사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 모르겠는데 임기도 다 끝나가고’라고 답변하며 최 지사를 비롯한 의원들의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정말 어이없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최 지사는 수천억 원 혈세를 낭비하고 100년간 중도 땅을 외국 기업에게 내주는 말도 안 되는 행정을 하고 그런 답변과 웃음이 나오는가. 레고랜드에 대한 최문순 지사의 인식이 막장임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시민단체반응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 대책위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 대책위원회(위원장 오동철)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고 “최문순 지사는 국정감사를 최악으로 만들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밝혀질 허위사실을 천연덕스럽게 답변하는 최문순 지사로 인해 부끄러움은 온전히 강원도민의 것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성명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어제 국감은 한마디로 말하면 ‘평가 자체가 의미 없고, 성명을 내는 것조차 호사스럽다’ 자본금 부족과 비리횡령 혐의 재판 등 불투명하고 부실한 사업 추진의 증거가 명백한데도 문화재 문제를 핑계로 내세우는 지사의 인식과 멀린사로부터 5천억 원이 투자되는 순수 외국인 투자 사업이라는 주장은 최 지사의 상황인식 결여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한국 무역투자공사(KOTRA)에서 245억 원밖에 입금되지 않았다고 확인하는 내용조차 이미 3천억 원이 입금되었다는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할 수 있는지, 바로 하루 전에 공개된 총괄개발협약 원문에 대해 이미 다 공개한 내용이라고 거짓답변을 하는지, 어이없음을 넘어 강원도민으로서 부끄럽기까지 했다.

협약서 작성 당사자조차 불공정하다고 느낀 총괄개발 협약에 대해 왜 최 지사만 유독 문제가 없다고 하는지 합리적인 의혹을 넘어 상황판단 능력의 결여 상태는 아닌지?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는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 지사, 불평등 계약 아니다

한편 지난 19일 강원도의회 본회의에 출석한 최 지사는 “레고랜드 사업이 가장 모범적인 외국인 투자 사업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레고랜드로 생기는 일자리가 9천800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불평등 계약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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