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 공방 ‘토리’ 신영연 대표

효자동 구)조달청 자리에는 ‘커먼즈필드 춘천’이라는 사회혁신센터가 있다. 이곳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아기자기 꾸며져 예쁜 느낌의 건물을 발견한다. 그곳은 ‘토리(土異)’란 이름을 단 도예 공방이다. ‘토리’는 ‘흙으로 빚어낸 모든 것은 그 특별함이 다르다’라는 뜻으로 흙 土와 다를 異 자를 쓴다.

무엇이 다를까? 토리의 신영연(41) 대표는 우선 흙으로 형상을 빚어내는 도예 자체가 특별하단다. “도자기 공예는 사랑이다. 정말이다. 사랑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만들고 굽고 하는 과정도, 관리하는 것도 사랑이 없으면 절대로 완성되지 않아서다.” 이런 도예를 수강하는 학생의 60%가 중증 특수학생이라는 사실이 다시 토리를 특별한 곳으로 더 분명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학생을 대상으로 미술을 통한 창의력개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센터 수업을 크게 하다가 2006년 석사동에서 공방을 시작하게 됐고, 2년 후 거두리로 이사를 했지만 특수학생들이 다니기엔 턱이 많아 10년 만에 효자동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한창 수업이 커지고 있을 당시 속초에서의 수업 제의로 자폐 청소년 가족프로그램을 진행하고는 이들과 함께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춘천문화원 봄봄낙락 도예프로그램을 마친 후 단체사진

자신을 ‘토리’의 엄마라 자칭하는 신 대표가 지금은 특별한 모습으로 ‘토리’를 운영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도예 공방을 이런 모습으로 운영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도예과를 졸업하고 취업을 했다. 사실 도예과는 다른 과를 지원했다가 떨어져 지원하게 되었다”며 웃었다. “너무 적극적인 성격 탓에 일찍 회사를 그만두고 미술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미술선생으로 과외선생으로 문화센터선생으로 일하며 알게 된 지인을 통해 춘천교육문화원에서 도예 수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토리’를 열게 됐다.” 그 후로도 공방이 지금의 모습으로 오기까지는 또 다른 우여곡절이 있었다. “거두리에서 공방을 운영할 때는 앞만 보고 살던 시절이었다. 인간미가 없었다. 모범생으로 살았다. 어느 날 작업실에 불이 났었다. 마음이 허해서 무작정 공지천으로 갔다. 그때 당시 34살이었다. 수강생들에게 무작정 연락을 했는데 연락받은 수강생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서로 연결되는 시간이 되었다. 그때가 터닝포인트였다.”

‘토리’의 수강생 중에는 일반 학생들이 없다. 중증 특수학생들을 특별하게 대우해 주고 싶어서 그렇게 설정했다고 한다. 학생과 성인이 섞여 수강생을 구성하고 있다 보니 나름 또 하나의 특별한 문화가 생성되기도 했다. “‘토리’에서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호를 각자 만들어 사용한다. 예전에 전시회 때 60대 어른과 7세 아이가 서로의 호를 부르며 소통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수강생과 함께 물레 체험을 하면서 사용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신 대표(우측)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그저 마음이 끌리는 대로 갈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패밀리들과 더 여류로운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 또 공방 엄마들에게 역할을 맡겨서 같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2016년 10월 “안녕 마리아 & 토리 패밀리”, 2017년 11월 “안녕 새싹들”, 2018년 11월 “안녕 마음의 눈으로” 2019년 “춘천코리아 오픈 국제 태권도대회” 트로피제작 등 본인이 직접 제안한 기획전을 진행해 온 모습과 닮았다.

도예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도예도 운명이다. 발 들이는데 어려움을 잘 안다.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상담을 받아서 충분히 생각을 해 보고 시작했으면 한다.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도예를 하면서 그 속에 사랑을 불어 넣는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직접 체험해 보기를 권해본다.

문의:010-9006-3425

정주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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