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보건소는 워크온 앱을 활용한 비대면 걷기 행사, ‘강따라 건강하길’ 챌린지를 이달 12일부터 내달 8일까지 4주간 진행한다. 모두 여섯 갈래로 구성된 챌린지 걷기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걸어봤다. 거두교에서 동내초교까지 왕복 4.0Km를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고 함께 걷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챌린지에 참여하려면 워크온 앱에서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석사천의 정겨운 풍경

오후 5시, 해질 무렵 걷기 시작한 석사천에는 동네 어르신들과 킥보드를 끌고 놀러 나온 아이들, 워킹화를 신고 경보하는 사람들로 은근히 북적였다. 다들 사회적 거리두기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을의 서늘하고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러 나온 듯싶다. 간간히 자전거를 타고 경적을 울리며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혹시 목이 마를 수도 있겠다싶어 물 한 병을 챙겨 나왔더니 든든한 기분이 든다.

걷기 체험 도중 시민 A씨가 찍어준 기자의 뒷모습이다.

거두교부터 걷기 시작~!

거두교부터 시작되는 챌린지 5번 코스는 동내초교까지 쭉 이어진다. 거두교에서 태백교를 지나 동내초교까지 이어지는 석사천 보도를 걷다보면 중간 중간 맨 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기구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벤치가 설치돼 있다. ‘힘들면 쉬다가라’는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다가온다. 석사천과 맞닿아 있는 도보 한 켠에는 손길이 닿지 않은 알록달록한 풀들이 새삼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애견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는 강아지들은 쉴 틈 없이 킁킁대며 코로 바닥을 다독인다. 따스한 해질녘의 가을볕은 덤이다.

새롭게 찾은 풍경

태백교를 지나 신촌리로 접어드니 풀과 나무들이 한층 우거져 있다. 가을맞이 나무들의 눈부신 색동옷을 쳐다보며 그동안 계절의 바뀜에 얼마나 무심했는지, 새삼스레 깨달았다. 빨강, 노랑, 초록 형형색색의 들판 여기저기에 무심히 걸터앉은 풀들도 눈에 띈다. 야생의 모습 그대로 자라난 풀들은 산야의 상쾌한 공기를 선사한다. 맑아진 눈앞에 뜻밖의 장관도 펼쳐졌다. 청둥오리 떼가 줄지어 강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청둥오리들은 뭍에서 잠시 쉬기도 하고, 물에서 먹이를 찾는 듯 머리를 숙이고 물장구를 치기도 했다. 따사로운 햇볕을 쬐면서 자신들만의 터전에서 유유자적 가을을 즐기는 청둥오리들이 갑자기 부러웠다.

 태백교를 지나 동내초교로 가는 도중 청둥오리 떼가 유유히 강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걷다가 인터뷰 요청

평소 아무 곳이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시민 A씨는 이번에 주변 지인들의 권유로 ‘강따라 건강하길’ 행사에 참가했다. A씨는 춘천시정부가 달마다 진행하는 ‘걸어봄, 내건강’ 챌린지 행사에도 자주 참가해 상품권을 받기도 했다. ‘걸어봄, 내건강’은 한 달 동안 20만보를 걸은 700명에게 시정부가 선착순으로 상품권을 주는 비대면 행사이다. A씨는 ‘강따라 건강하길’ 행사에서 처음 가 본 길을 걸으며 춘천에 경치 좋은 곳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고 한다. A씨는 평소 석사천을 걸을 때 태백교에서 거두교 방향으로 많이 걷는다. “해가 거두교 방향으로 지기 때문에 노을을 보면서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의 거두교에서 동내초교 방향은 많은 사람들이 잘 걷지 않았던 방향이라 더 새로운 풍경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A씨는 말했다.

(왼쪽) 거두교에서 출발할 때의 전경이다. (오른쪽) 도보 중간 지점에 한 번씩 등장하는 운동기구들과 벤치의 모습이다.

다섯 번째 코스를 걷는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10분이었다. 걷는 동안 알록달록한 풍경과 따스한 햇볕을 즐기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청둥오리 떼가 보여준 가을의 넉넉함에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기분 좋게 걷기 챌린지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꾸준히 오래 걸은 덕분인지 몸도 가벼워진 느낌이다. 섭취량에 비해 소모량이 늘어났으니 체력 증진과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이다. 다만 조금 트집을 잡자면, 석사천을 따라 걷는 코스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시정부가 화장실을 마련해 줄 때까지는 걷기 챌린지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화장실을 다녀오길 권한다.

강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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