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이는 아직 세 살이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춘천시유기견보호센터에서 데려올 때 수의사는 치아 상태를 근거로 두 살 정도 된 것 같다고 알려줬다. 사람의 나이로 치환해보면 20대 초반 정도라고 한다. 가장 활발히 활동할 때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춘삼이는 사람만 보이면 놀아달라고 사정한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발을 건드리면서 장난을 치고, 아이들이 뛰면 덩달아 뛰면서 잡기 놀이를 한다. 마음으로는 실컷 놀아주고 싶지만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충분히 놀아주지는 못하고 있다.

춘삼이가 의자에 앉아있는 아내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

며칠 전 일을 하다가 자정이 넘어서 집으로 들어갔다.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잠이 들었기 때문에 조심조심 신발을 벗고 있는데 춘삼이가 기척을 느끼고 자다가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인사했다. 반겨주는 것이 너무 기특해 조금 놀아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문득 ‘개는 개와 놀 때 가장 즐겁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네 발로 기면서 개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춘삼이는 너무나 기뻐서 껑충껑충 뛰면서 쫓아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동물 프로그램에서 본 늑대처럼 뒹굴었다.

얼마나 놀았을까? 정신없이 놀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아빠, 지금 뭐하니?”

“춘삼이랑 놀고 있는 것 같은데.”

아내와 아이들이 웃으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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