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이었다. 휘파람을 불면서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구슬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춘삼이었다. 분명히 춘삼이는 휘파람 소리를 따라서 묘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설마?’하는 생각이 들어 휘파람을 멈추니 춘삼이도 노래를 멈췄다. 잠시 후 다시 한 번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그러자 춘삼이는 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춘삼이.

신통방통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혹시 춘삼이가 엄청난 능력을 가진 게 아닐까? 혹시 이러다가 텔레비전 쇼에 출연해 떼돈을 버는 건 아닐까?’ 요상한 망상에 휩싸이면서 기대에 부풀어 올랐다.

곧바로 컴퓨터를 켜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춘삼이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개들은 청력이 발달해 노래의 고음부나 휘파람, 피리소리 등 높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사람은 듣지 못하고 개들만 들을 수 있는 음역대의 소리를 내는 피리도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잠깐 실망스러웠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오늘 아침에도 춘삼이와 함께 노래 한 곡하고 신문사로 향하는 출근길은 즐겁기만 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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