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강사들이 돌아 본 ‘학교 안·밖 창의예술교육’
예술강사들이 돌아 본 ‘학교 안·밖 창의예술교육’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0.11.09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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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수업이 재밌어요”

 ‘창의예술교육’은 민선7기 시정부의 핵심 사업이자 문화도시의 토대를 구축하는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춘천문화재단은 지난해 가을 시범사업(봄내초·성림초)을 실시했다. 올해는 관내 21개 초등학교 106개 학급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되어, 지난 7·8·10월에 ‘아르숲 생활문화센터’, ‘상상마당’ 등 학교 밖에서 진행됐다.

코로나사태로 많은 교육문화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1천130명의 초등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을 마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예술인 강사 22명이 있다. 이에 예술강사 5인과 춘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팀 담당자를 만나 ‘2020 학교 밖 창의예술교육’(이하 창의교육)에 대한 소회와 바람을 들었다. - 편집자 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창의교육에 참여한 계기는?

신정아  꿈동이 인형극단·극단 여우

신정아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수업한 적이 있는데 그들이 변화하는 걸 보며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잠재력을 꺼내도록 돕는 보람이 컸다. 더 잘 하고 싶어서 지난해부터 참가했다.

정하나 대학시절 ‘특수무용’이라는 전공과목 수업을 ‘밀알재활원’에서 진행하며 예술교육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창의교육은 미술·연극·음악 등 여러 장르 강사들과 협력하는 점에 끌려서 지원했다.

박인수 2년차 춘천시민인데 이주 후 첫 일자리로 참여하게 됐다. 교안을 개발하면서 많이 배우고 경험하며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김은정 피아니스트로서 타인의 변화·성장에 도움줄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 원주에는 현재 이런 교육프로그램이 없다. 그래서 지원했다.

김하나 ‘광장 홈스쿨 지역아동센터’에서 미술교육봉사를 했을 때 재미와 보람이 컸다. 그 경험이 창의교육 강사로 이끌었다. 

올해 창의교육은 코로나19로 인해 우여곡절도 많았다. 소회를 들려 달라.

김은정 축소됐지만 교안개발부터 실행까지 다 했기에 큰 공부가 됐다. 한 학부모가 “소극적이었던 아이가 어느 날 노래하고 춤추며 배운 걸 자랑했어요. 이런 건 처음이에요. 정말 감사해요”라고 인사했다. 오히려 내가 고마웠다.

정하나 이번 경험으로 깨달은 게 많다. 무용수업 이지만 젠탱글 아트나 타블로 기법 등 미술과 연극적 요소를 더하면 더 잘 가르칠 수 있다. 그게 가능한 건 예술강사들이 환경에 맞는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주었기 때문이다.

박인수  비보잉 세계대회 챔피언
박인수 비보잉 세계대회 챔피언

박인수 예술교육참여가 처음이라 막막했다. 동료 강사들과 소통하며 조금씩 실마리가 풀렸고 수업이 시작되자 “정말 재밌어요. 우리 학교 수업도 이랬으면 좋겠어요”라는 아이의 말에 기뻤다. 어떤 아이는 3번 연속 참가하기도 했다. 

김하나 수업 할 때면 학부모들이 창밖에서 교실을 들여다본다.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됐다. 아이들이 집에 가서 신나서 자랑하니 직접 보고 싶었던 거다. 

신정아 지난해는 4명의 예술인 강사가 성림초와 봄내초에서 6주간 300여 명에게 시범수업을 진행했다. 단순한 예술수업이 아니라 정규교과와 통합하는 교육이라 힘들었지만 성림초 첫 수업이 끝났을 때 “국어가 재밌네”라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게 지금까지 창의교육에 참여하게 된 큰 힘이 됐다.

축소 진행된 올해는 아쉬움이 컸지만 장점도 있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했기에 수업의 집중도가 높았고 더 가깝게 소통했다. 하지만 교안이 추구하는 성취도에 도달하려면 학교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교 밖에서는 정규 교과 수업이 빠져서 ‘예술 활동 중심’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창의교육의 효과는 학교 안이 확실히 더 크다. 

올해는 학교와 교사들이 먼저 연락해오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19로 계획이 변경되기 전에 말이다. 내년에는 학교안과 바깥의 교육을 나눠 진행할 수도 있다. 또 강사들 중심으로 일정을 잡아서 학교가 그것에 맞추도록 하려고 한다. 외곽 마을 등으로 찾아가는 교육도 늘려갈 계획이다.

이유리  춘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팀
이유리  춘천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팀

교안개발 개선도 한다. 교안개발에 특화된 강사와 현장 수업에 특화된 강사로 나누어 효율을 높이려 한다. 개발팀의 현장수업 참여는 기본이다. 올해 경험을 쌓은 22명의 예술강사가 내년에도 참여하길 희망한다.

정하나 계속 참여할 수 있게 일정을 최대한 빨리 공유했으면 좋겠다. 강사들이 생계를 위해 틈틈이 다른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인수 타지역 예술강사들의 참여를 더 넓혔으면 좋겠다. 춘천에 살아보니 좋은 점이 많아서 타지 예술가들에게 이주를 권한다.  

이유리 시의회 통과 등 절차가 남아 있어서 예술강사들에게 확정된 일정을 빨리 알리기 어렵다, 정해진 내용은 바로 공유하겠다. 그리고 지역 사업이고 시출연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서 춘천지역 예술강사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가는 건 이해 바란다.

김은정  ‘창작마을 궁리’교육활동가·원주
김은정 ‘창작마을 궁리’교육활동가·원주

예술인 강사들에 대한 처우는 어땠나? 경제적으로 도움이 됐나?

김은정 코로나 때문에 일을 잃은 예술가들이 많은데 창의교육 덕에 수입이 생겨 다행이었다. 그런데 내년에는 액수가 일정했으면 좋겠다. 올해는 달마다 편차가 커서 아쉬웠다. 

신정아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인정해서 교안 개발 회의에 비용을 책정해주어 좋았다. 다만 급여 나오는 날짜가 일정했으면 좋겠다.

정하나 축소되기 전 당초 일정에 맞추느라 따로 계획했던 일을 포기했다. 일정을 미리 조율해서 다른 일도 병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문화도시 춘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하나  회화
김하나 회화

정하나 예술의 도시라고 하지만 정작 이곳의 예술인들은 체감하지 못한다. 예술인들의 생활이 보장되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도시가 되길 바란다.

박인수 문화도시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오래전의 ‘고교연합체육대회’같은 축제의 장도 필요하다. 아울러 타지에서 이주한 예술가들이 춘천지역 예술가들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서 지원 심사 통과가 어려운 점도 해소해야 한다.

김하나 춘천의 적은 인구, 불편한 도심교통 등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

김은정 문화도시사업이 더 많이 알려져 ‘우리만의 리그’로 머물지 않아야 한다.

신정아 예술가들끼리만 어울리는 현실이 아쉽다. 예술이 시민의 삶 속에 확장되길 바란다.

정하나  한국무용
정하나 한국무용

춘천의 문화예술교육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김은정 경제 형편에 상관없이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신정아 서울문화재단의 사업을 모델로 했기에 유사점이 적지 않다. 해가 갈수록 춘천만의 것을 담아야 한다.

김하나 재단만 열심히 해서는 안 된다. 시민과 행정 등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하다.

정하나 어디서나 교육 받을 수 있도록 강사들이 배치되고 외진 마을에도 찾아가야 한다.

박인수  새로 등장하는 낯선 예술장르도 받아들여 더 다양한 예술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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