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19번째 절기 입동

입동은 겨울의 문이 열리는 날이다.

이때를 즈음해서 김장을 담그는 등 월동준비를 시작한다. 입동을 전후해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요즈음은 김장철이 점차 늦어지고 있다. 또 김치냉장고의 발명으로 김장철이라는 인식도 희미해지고 있다.

겨율의 문이 열린다는 입동은 올해 11월 7일(음력 9월 22일)이었다.

과거의 농가에서는 추수하면서 들판에 놓아두었던 볏짚을 모아 겨우내 소의 먹이로 쓸 준비도 했다. 예전에는 겨울철에 풀이 말라 다른 먹이가 없었기 때문에 주로 볏짚을 썰어 쇠죽을 쑤어 소에게 먹였다.

입동은 고사를 많이 지내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개 음력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해서,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다. 고사를 지내고 나면 농사철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며 이웃들 간에 나누어 먹었다.

또 입동에는 치계미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다. 치계미는 마을사람들이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일컫는다. 원래 치계미는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의미했는데, 마치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한다는 의미로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주민은 치계미를 위해 출연했지만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는 도랑탕 잔치로 대신하기도 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다.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입동 후 5일씩을 묶어 3후로 나눴다. 초후에는 비로소 물이 얼기 시작하고, 중후에는 처음으로 땅이 얼어붙으며, 말후가 되면 꿩은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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