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 센터장

 춘천의 유일한 풀뿌리 대안 언론, 《춘천사람들》이 세상에 나온 지 올해로 5년이 되었다니 참으로 기뻐할 일입니다. 흔히들 ‘미운 다섯 살’이라고 한다고 합니다만 저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다섯 살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말도 비로소 잘 통하게 되니 더욱 그랬죠. 혹시 우리 아이가 천재는 아닐까 하는 헛된(?) 행복감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다섯 살 《춘천사람들》도 독자들에게 가장 행복한 때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 뿐만 아니라 마음도 잘 통해 춘천 시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주고 건강한 비판자, 감시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페이퍼 신문 펴내기’가 참 어려워진 세상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세상이 되어 ‘종이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그래도 ‘신문 읽는 맛’은 ‘종이 신문’을 훑어보며 ‘휘리릭’ 넘길 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신문의 ‘찐’맛은 ‘정론직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보도’나 ‘기계적 중립’에 발목 잡혀 ‘객관 저널리즘’만을 ‘지상사명’처럼 여길 것이 아니라, 독자를 대신해 세상을 분석하고 전망하며, 힘깨나 있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진실’을 추구하는 ‘정론직필’의 정신이야 말로 신문의 ‘찐’맛을 만드는 중요한 ‘레시피’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춘천사람들》은 일주일에 한번이기는 하지만 신문의 ‘찐’맛을 느끼게 해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그 ‘찐’맛이 ‘종이신문’이라 더 나고, 스마트폰으로 보면 덜하거나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춘천사람들》의 ‘찐’맛을 느끼게 할 것인가 이겠죠. 

많은 지역 언론이나 풀뿌리 대안 언론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일 겁니다. 이왕이면 더 많은 독자가 《춘천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온라인 판에 더 힘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것이 있습니다. 갈수록 불량식품 같은 ‘가짜뉴스’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도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인 향신료와 조미료로 본래의 맛도 느낄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불량식품 가짜뉴스’는 우리의 ‘미각’을 버려놓듯이 우리의 ‘이성’을 망쳐놓고 있습니다. 쏟아지고 차고 넘치는 ‘허위조작 정보’의 홍수 속에 독자들이 바르게 분별할 수 있도록 《춘천사람들》이 ‘미디어 리터러시’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가 우리 시민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키우기에 열심히 나서고 있으니 《춘천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로 춘천에 정착한 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춘천이 태어나고 자란 곳은 아니지만 두 번째 고향인 곳입니다. 저처럼 춘천이 좋아 터 잡고 산 지 십수년이 되는 분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춘천사람들》은 춘천 토박이와 타지 출신 춘천사람을 아우르는 든든한 친구 같은 ‘풀뿌리 대안 언론’이 되어 주실 것을 창간5주년 축하와 당부의 말씀으로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 센터장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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