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국악인 김하경…국악타악밴드 그루브앤드
‘21C한국음악프로젝트’ 〈Run, Ran, Run〉 대상

그루브앤드(groove&)’의 멤버 김하경은 춘천에서 나고 자라 촉망받는 국악인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 제공=김하경

한국 국악에 혁명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이들은 클럽에서 국악장단에 맞춰 떼창을 하고 ‘이날치’의 한국관광홍보영상 유튜브 조회수는 3천만 회를 돌파했다. 국악밴드들이 젊음의 상징 락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르는 세상이 왔다.

각자의 개성으로 무장한 젊은 국악인들이 울타리 안에 갇혀 있던 국악을 넓은 세상으로 이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또 하나의 유망주가 등장했다. 

‘그루브앤드(groove&)’, 2017년 결성된 여성3인조 국악타악앙상블이다. 최근 국내 최고 국악창작곡 경연대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2020’에서 타악연주곡 〈Run, Ran, Run〉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행복을 좇아 열심히 달려가지만 불안한 현실에 쫓기는 청춘들의 희로애락을 다양한 타악기와 베이스기타로 표현한 창의력이 놀랍다”는 평을 받았다. 

“타악 국악의 진가 세계에 알리고파”

멤버는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타악전공 선후배 김하경·손민주·이상경인데 그 중 김하경은 춘천에서 나고 자랐다.

김하경은 “본선 10팀 중 8개 팀이 보컬 팀이고 연주 팀은 단 2팀이라 대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최근 젊고 개성 있는 국악밴드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듯이 참가팀 모두 훌륭했다.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국악에 젊은이들이 모여왔다. 이제 그 진가가 드러나고 있는 거다.”

그의 말처럼 국악 인재들은 이날을 위해 곳곳에서 자라고 있었나보다. 그도 그랬다. “춘천의 외곽 마을 작은 초등학교에 다녔다. 방과 후 활동으로 국악을 접했다. 강사선생님이 재능을 발견해 주시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국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방과 후 활동 덕에 인생의 진로를 찾게 된 탓일까? 성인이 되어 아이들을 위한 교육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춘천문화재단의 창의교육강사이다. 통합예술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 영역에 대한 호기심과 어린 시절 경험 때문에 참여했다. 아이들이 창의적 사고와 풍부한 상상력을 갖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교안 만들기부터 현장수업까지 힘든 점도 많지만 꼬마 김하경도 그런 과정 덕분에 잘 자란 만큼 내가 받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여성3인조 국악타악앙상블 ‘그루브앤드(groove&)’가 ‘21C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Run, Ran, Run〉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이상경, 최장군(베이스기타 객원멤버),손민주, 김하경(춘천).  사진제공=김하경
여성3인조 국악타악앙상블 ‘그루브앤드(groove&)’가 ‘21C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Run, Ran, Run〉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이상경, 최장군(베이스기타 객원멤버),손민주, 김하경(춘천).      사진 제공=김하경

큰 상도 처음타보고 공연섭외도 늘었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다. “목표? 그저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어 많은 무대에 서는 것뿐이다. 국악밴드들이 아이돌 스타 부럽지 않을 만큼 유명해지고 있지만 그런 건 관심 없다. 전통적인 국악에 익숙한 분들은 우리가 하는 게 국악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음악은 세상과 따로 갇혀있는 게 아니다. 전통은 전통대로 지키고 세상의 변화에 답하는 새로운 국악도 필요하다. 국악 타악기 본연의 소리를 찾고 편견을 깨려는 그루브앤드의 음악을 알아주고 같이 즐기기만 해도 행복하다.”

초심을 다짐하지만 수줍게 욕심도 드러냈다. “지난해 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극단 ‘목화’의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에 섭외되어 장구를 치는 악사로 출연했다. 6천여 칠레 관객들의 열광적 환호에 가슴 벅찼다. 그때 확신했다. 세계 모든 나라에는 타악 전통이 있어서 타악은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말이다. 앞으로 세계에 우리 타악 국악의 진가를 널리 알리고 싶다. 그런데 그전에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서고 싶다.”(웃음)

‘그루브앤드(groove&)’의 〈Run, Ran, Run〉 공연모습은 국악TV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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