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탑시티 1층 꽃집 ‘일리아스(ILIAS)’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이 안 돼 여기에 자리를 잡은 점포들이 지속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을까 갸웃거릴 수 있는 곳에 9년째 단골과 함께 자신만의 영역을 잘 지켜나가는 꽃집이 있다. 투탑시티 1층에 있는 ‘일리아스(ILIAS) FIower Shop’이다. 영화관이나 행사장이 있어 많은 사람이 드나들고는 있어도 부도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아 주변은 어수선하지만 ‘일리아스’는 화원을 장식하는 꽃만큼이나 싱싱하고 화사한 느낌으로 생동감을 잃지 않고 있다.

다양한 화초가 단정히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일리아스’ 회원 내부 모습

이제는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 큰 흔들림이 없지만, 점포를 시작하던 초기는 그리 순탄치 않았다. 권오남(58) 대표는 이 업종에 뛰어든 계기는 우연이었다고 한다. “꽃집을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어느 날 지인이 투탑시티 1층에 꽃집을 하는 게 어떠냐고 추천해 시작하게 되었어요.” 마음은 정했지만, 막상 하려고 하니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 한번 해보지 뭐” 하며 용기를 내서 한 것이 오늘 날의 ‘일리아스’가 탄생하게 된 계기.

경험 없이 꽃집을 시작한 결과는 여러 웃지 못할 시행착오를 불러왔다. 1만 원에 가지고 온 꽃을 5천 원에 팔기도 했는가 하면 꽃 주문은 받아놓았는데 한겨울 수도꼭지가 얼어 매장에는 물난리가 나고 꽃들은 얼어 난감했던 일도 있었다. 포기할 수도 있었겠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꽃에 관한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한 결과 개업 5년 후부터는 꽃에 대해 뭔가를 알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정상 궤도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왼쪽은 건물 외부에서 본 ‘일리아스’의 홍보 문구와 장식.
왼쪽은 건물 외부에서 본 ‘일리아스’의 홍보 문구와 장식.

“꽃집의 특성상 고개를 숙이고 화초와 꽃을 다루는 데 집중하다 보면 왔다 간 손님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매장을 찾아주는 손님에게 미안하다는 권 대표. 그러나 최근에는 뿌듯한 경험도 했다고 한다. 부부싸움을 한 남자 손님이 찾아와 어떻게 화해할 지를 고민하기에 꽃과 진실이 담긴 손편지를 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일러주었다. 그 후 다시 찾아와서 화해를 잘했다며 ‘일리아스’의 단골손님이 되었단다.

한림대 경영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권 대표는 졸업 후의 계획으로 창업하는 점주들에게 화원경영 컨설팅을 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꿈을 꾸고 있다. 꽃과 식물에 관해서도 많은 정보를 알아보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다진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매상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참고 끝까지 인내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꽃집 운영을 하겠다는 권 대표의 의지가 추운 겨울에도 꽃과 화초로 향기롭고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화원의 에너지처럼 느껴진다.

춘천시 지석로 80 CGV 1층 / 010-2884-0952

고학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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