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시립 만천아람어린이집 부모와 ‘일심동체’인 어린이집을…
[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시립 만천아람어린이집 부모와 ‘일심동체’인 어린이집을…
  • 홍석천 기자
  • 승인 2020.11.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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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조합원 사이의 상호부조를 통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평등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가장 돋보이는 조합의 하나가 어린이집일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를 접한 부모들은 좀 더 안전하고 믿을 만한 곳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기 마련이다. CCTV등 첨단 시설을 갖춘 기관이나 국·공립 어린이집을 한 번쯤은 찾게 된다. 하지만 부모가 직접 운영하면서 어린이를 챙기고 교육에 참여하는 것 보다 더 믿을 만한 방법이 있을까?

왼쪽부터 박미희 원장, 변영재 이사장, 김선아 교사, 최미선 부모 이사, 이혜진 부모 이사.

춘천시정부는 시립어린이집을 협동조합 형태로 바꾸면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우미린이나 트루엘 같은 신생 어린이집은 애초 협동조합이 위탁운영하기로 약속 받은 후 개원했다. 위탁기간이 끝난 시립 어린이집도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어린이집 중 하나가 시립 만천아람어린이집(원장 박미희)이다. 아람어린이집은 2017년부터 시립어린이집으로 전환돼 운영돼 오다가 올해는 ‘24가정 부모 전원이 조합원으로 협동조합에 가입’해 직접 운영을 맡는 두 번째 변신을 시도했다. 아람어린이집의 이사장, 원장, 교사, 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협동조합 어린이집의 장점이 무엇인가?

변영재 이사장- 예전에는 보통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사회복지법인이 맡아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법인은 협동조합보다 설립이 쉽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든다. 즉, 몇몇 법인이 다수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어린이집의 개별적인 특성이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또 개인이 위탁받게 되면 또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이러한 문제에 대안이 될 수 있다.

부모 모두가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비결이 뭔가?

박미희 원장- 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게 되더라도 모든 부모가 꼭 조합원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람어린이집은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일부만 조합원으로 활동하면 내부적으로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부모들이 다른 부모들과 개인적으로 교류하면서 협동조합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전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 부모들의 반응은 어땠나?

박미희 원장- 협동조합이 생소하다보니 “그게 뭐에요?”하는 반응이 많았다. 처음에는 부모님들이 “나만 참석을 못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반모임 등을 통해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직접 참여해 보니 어떤가? 부모 얘기를 듣고 싶다.

이혜진 어머니- 4살 둘째 아들이 아람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처음 부모님들은 “지금도 좋은데 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저를 포함해 협동조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지금도 배우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부모들과의 친밀감이 엄청나게 향상된다는 점과 운영이나 교육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효용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런 장점이 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와 닿았던 것 같다.

하원시간에 놀이터에서 엄마들이 집에 안 가고 한참 수다를 떨고 간다. 놀이터가 하나의 광장인 셈이다. 아이들도 놀이터에서 함께 놀지만 엄마들도 놀이터에서 소통한다. 이런 실제적 변화가 가장 만족스럽다.

변영재 이사장- 요즘에는 자녀수가 많지 않다. 한두 명이 전부다. 어렸을 때 공동체 정신을 익히기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에서 아이들에게도 협동조합이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앞줄 왼쪽부터 이혜진 부모 이사, 박미희 원장, 변영재 이사장. 뒷줄 왼쪽부터 최미선 부모 이사, 김선아 교사. 

협동조합이 교육에 관여하면 교사 입장에선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선아 교사- 처음에는 불편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협동조합 교육을 받고 실제로 함께하면서 “아, 교사들이 준비해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도 같이 움직여서 협동하는 게 더 수월해 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모임 자체가 더 활기를 띠게 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번 장난감 키트 만들기를 했는데 과거 같으면 어린이집에서 만들어 집으로 보냈겠지만 이번에는 부모님들이 직접 만들었다. 온라인으로 서로 완성작을 공개하면 응원하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고 감동적이었다.

협동조합 전환과 관련해서 춘천시에 바라는 점은 없는지?

박미희 원장-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교사는 교사일 뿐만 아니라 조합원이기도 하다. 교사의 업무량이 많이 증가했다.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시에서 사무 보조 인력이 배정 됐으면 좋겠다.

끝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변영재 이사장- 처음 가는 길이다. 아람어린이집이 춘천시의 좋은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 또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행복했던 공동체였다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최미선 어머니-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협동이 많아 졌으면 한다. 협동조합을 통해서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들도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이혜진 어머니- 4년 전 시립으로 전환하면서 변화를 겪었다. 이제 또 첫걸음을 뗐다.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

김선아 교사- 사실 올해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올해 잘 도입해서 내년에는 안정기로 접어들었으면 한다.

박미희 원장- 코로나 때문에 아쉬운 점이 많다. 뜻을 모으고도 실행할 수 없었던 일들이 있었다. 처음부터 완전한 협동조합의 형태를 갖추기는 힘들다. 현재 도전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때에 시의 도움이 있었으면 한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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