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1. 실내외 공간 20여 곳 50여 프로그램 마무리
공동체 화합·치유…시민주도 도심커뮤니티 축제 호평

지난 주 춘천의 동네 곳곳에서 축제가 벌어졌다. “무슨 축제?” 코로나 이전의 축제에 익숙한 시민들은 물음표 가득한 표정으로 반문할 것이다. “화려한 불꽃, 신나는 음악, 흥겨운 몸짓. 그 어느 하나 눈에 띄지 않았는데 무슨 축제가 벌어졌어?”라고 말이다.

‘시그널 페스티벌’은 그런 축제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도심 축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안전’하게 막을 내렸다. ‘시그널 페스티벌’은 같은 취향으로 모인 시민들의 도심커뮤니티가 주도적으로 기획·운영했다.

‘시그널 페스티벌’의 커뮤니티 지도에서 도심 커뮤니티 공간이 반짝이고 있다.
‘시그널 페스티벌’의 커뮤니티 지도에서 도심 커뮤니티 공간이 반짝이고 있다.

올해 문화도시 예비사업 중 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그램 ‘도시가 살롱’·‘춘천을 살아가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자’를 이끈 ‘주인장’ 30여 명이 카페·서점·공방·농장·골목길 등 20여개 실내외공간에서 50여 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문화도시 춘천의 혈관 될 것

시그널 페스티벌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시대 문화도시 춘천의 혈관이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의 수많은 도시축제가 취소되며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축제의 본질로 회귀할 것을 요구받았다. 대규모 공간과 군중을 동원한 소비적 성격이 아닌 공동체의 화합과 치유로의 회귀 말이다. 가족밥상이 사라진 1인 가구의 확산과 마당이 사라진 도시에서 도심커뮤니티는 개인을 연결하는 안전망이다. ‘시그널 페스티벌’에 참여한 ‘주인장’들과 같은 취향으로 관계를 맺은 시민들은 문화도시 춘천의 혈관이 될 것이다.

작은 카페에 모인 시민들은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스노우볼을 만들었다.
작은 카페에 모인 시민들은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스노우볼을 만들었다.

소상공인 혜택, 난개발 방지효과도

커뮤니티 축제는 시민뿐 아니라 도시 춘천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소상공인에게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고 도시 난개발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커뮤니티 축제가 벌어진 공간은 카폐·작은책방·공방·미용실 그리고 춘천의 골목과 자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사태가 전개되자 문화도시센터는 ‘도시가 살롱’ 등 도심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했다. 한국의 많은 곳에는 공공 공간을 이용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대관방식으로 진행되어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질병확산 등 외부변수 때문이다. 그 결과 동네 마을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듦이 가능한 신뢰받는 공간이 주목을 받았다. 나아가 공간의 주인장이 활동을 이끌 줄 안다면 금상첨화이다. 코로나시대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은 공간과 ‘주인장’이다.

상걸리 농장에 모인 시민들은 모닥불을 피우고 소소한 캠핑을 즐겼다.

이웃에게 안녕·정보 건네면 마음도 안정

문화도시센터 시민문화팀 김상아 주임은 “이웃이 안전해야 내가 안전하다. 이웃에게 안녕을 건네고 정보를 교류해야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이것이 ‘도시가 살롱’과 ‘춘천을 살아가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자’ 등 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그램의 지향점이었다.”

‘시그널 페스티벌’은 내년에 ‘도시문화주간’으로 확장되어 봄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가을이 오면 춘천 곳곳에서 한해의 모든 것을 축제로 선보인다. 수도권 대도시와 다르게 아직 자연과 주택, 마당이 살아있는 춘천이라면 ‘도시문화주간 시그널 페스티벌’의 미래는 충분히 밝다.

박종일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