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안심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라서 그리 큰 걱정을 안 하고 있던 터라 최근 강원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놀라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강원도의 최근 며칠 간 증가세만 보더라도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일 확인된 강원도 전체의 확진자는 453명이었는데 20일 확인된 확진자는 476명이었다. 단 하루만에 23명이 증가했다. 

춘천에서도 확산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수치가 제시되고 있다. 춘천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새 자료를 올리고 있는 ‘춘천시 코로나19 실시간 동향 바로 가기’ 코너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19일까지 발생한 총확진자 수는 15명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19일까지 춘천에서 발생한 총확진자 수가 46명인 사실을 고려하면 매우 큰 수치다. 총 확진자의 1/3에 해당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수치가 길게도 아닌 최근 2주일 사이에 발생했으니 더더욱 그렇다. 

사랑제일교회와 8·15광화문집회 발 확산이라고 했던 지난 8월의 확진자 17명은 원인이 명확했으니 불안감이 덜했다. 무엇이 원인인지 알고 있는 만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아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실제로 결과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해주는 듯 보였다. 8월 26일 이후 최근 11월의 대량 발생이 있기까지 9월과 10월에는 소강상태였다. 9월에 3명, 10월에는 1명에 그쳤다. 다른 지역도 이 시기는 다소 주춤하는 추세였지만 9~10월 두 달 동안 4명의 확진자 발생에 그친 만큼 춘천시민들은 스스로 청정지역이라는 안도감을 가질만한 모양새였다. 

과거의 발생 동향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라고 할 수 있으니 원인에 대한 궁금증은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춘천시나 강원도, 중앙정부에서는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감염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일상생활 속의 감염’이므로 국민 개개인이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더 생각할 부분이 있다. 모든 실천 행동의 기본은 개인이지만 개인이 낱낱이 따로 존재하기보다는 함께 힘을 합치면 산술적으로 계산이 안 되는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 사람이 각각 개인으로 움직인다면 2밖에 내지 못할 힘을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3이나 4와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덮친 IMF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국민이 힘을 합쳐 금 모으기를 했던 사례가 그렇다. 금을 모으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실천할 힘을 낼 수 있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의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독감까지 겹칠 수 있는 시기에 확진자 발생의 빠른 증가세를 맞고 있는 춘천과 강원도에서는 이제 시민 개인의 방역을 넘어서는 혜안을 짜내야 하겠다. 춘천시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전환문화도시 춘천’의 다양한 동네 프로그램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바와 같이 예술 활동 등을 통해 동네 주민이 서로가 서로를 믿고 격려하는 문화가 번성해야 한다.

춘천과 강원도에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던 지난 19일 서울에서는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수원시 등이 주최한 ‘지역혁신과 분권자치: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이란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나온 희망적인 메시지가 한 가지 있었다. 감염증 방역으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K방역’의 힘이 지방정부의 혁신에서 나왔다는 분석결과다. 고양의 ‘안심카 선별진료소’ 프로젝트가 그런 혁신의 사례로 제시됐다. 춘천이라고 이런 일을 못하리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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