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유명무실 자동차 리콜제도 손봐야
[이슈논평] 유명무실 자동차 리콜제도 손봐야
  •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20.11.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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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일반 가정에서 집을 제외하고는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구매하는 것이 자동차이다. 그럼에도 제조상의 문제로 인한 초기 결함이나 운행 중 발생하는 결함에 대하여 보상받기는 굉장히 힘든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소위 레몬법이라고 하는 자동차 교환-환불 제도가 시행됐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환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리콜제도 역시 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어 정부가 소비자인 일반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업계를 보호한다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초기 결함 사례가 있었음에도 소비자 관점에서 제대로 교환-환불받기는 어려웠는데, 문제의 원인을 소비자가 직접 증명해 내야 하거나, 권고에 그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으로 무상 수리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한다면서 작년 1월 1일부터 한국형 레몬법이라는 별칭이 붙은 자동차 교환환불제도가 시행되고는 있다. 

 이 법에서는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에 같은 내용의 중대한 하자가 2회 이상, 일반 하자가 3회 이상 재발하면 제조사에 신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환이나 환불조건은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때 까다로운 상황이다. 강제조항이 아니라 매매계약서 상에 해당 규정이 적용된다고 명시한 경우에만 효력이 발생하도록 한정하고 있고, 결함 증빙 책임도 여전히 소비자에게 전가 되어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 교환환불 건수가 전무해 여전히 제조사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동차 리콜제도 역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지만, 최근까지의 관련 조치들을 살펴보면 매우 실망스럽다.

 최근 코나EV 화재 문제를 보면, 특정 시기에 생산된 해당 자동차에서 무려 16건이나 화재가 발생했는데 제조사는 물론이고 국토교통부 역시 사실상 수수방관을 해오다 최근 들어서야 제조사 자체 리콜에 들어갔다. 이미 작년 9월 제작결함조사를 지시했는데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하다 지난 10월 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후에야 자발적 리콜을 시행했다. 이 사이 소비자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유는 아직도 명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리콜을 할 일이 아니고 국토교통부가 신속히 조사하여 강제적인 리콜 명령을 내렸어야 했다. 그뿐만 아니다. 2015년 이후 차체 부식 및 균열이나 조향장치 결함 같이 심각한 8건의 증상에 대하여 리콜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국토교통부의 심사평가위원회 결과는 무상 수리 권고에 그친 바 있다. 

 리콜 제도를 통해 보호해야 할 대상은 제조사가 아닌 자동차를 구매하는 다수의 국민이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사실상 제조사를 위한 행정조치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속히 리콜 명령을 내려야 하는 사안에 대응하지 않거나 법적 강제력도 모호한 무상 수리를 권고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자동차 결함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리콜 명령은 국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정부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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