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사장

주간신문 《춘천사람들》의 창간 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역언론을 독립적으로 지켜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각성된 시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지켜내려 부단히 노력하고 치열해야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춘천사람들》이 그 고난한 길을 헤치고 5년을 버텨냈다는 것은 그래서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21세기 사회에 그 기적은 또 다른 기적을 위해 쉴 틈 없이 버전업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신문이라는 매체의 물성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종이신문, TV, 라디오로 대표되는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연결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오가닉미디어 시대로 변화하는 가운데 《춘천사람들》을 기반으로 우리는 또 다른 길을 개척해야 할 것입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기존의 가치들은 무수하게 해체되고 있습니다. 또한 너무나 중요했던 민주/반민주의 구도에 동의하지 않는 ‘세대’도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에 연결될 수 없는 세상이지만 끊임없이 연결을 꿈꾸고, 집단의 목표보다는 개인의 나다움이 더 중요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춘천은, 어떠한 지역언론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매체를 통해 어떠한 ‘연결됨’을 꿈꾸고 있을까요? 《춘천사람들》은 어떠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실어야 할까요? ‘글을 싣는다’는 행위는 훈련된 기자의 역할일까요? 아니면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터뜨릴 활동가일까요? 계속되는 질문들 속에 사실, 저는 길을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이야기들은 선각자인 누군가가 정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집단지성으로 풀 수밖에 없는, 결국엔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이 선택하고 주장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집단의 선택이 곧 그 매체의 성격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되는 《춘천사람들》의 앞으로의 선택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기꺼이 즐거워서 이 언론을 만든, 무수한 손과 발들이 있습니다. 오래 걸어 지친 발은 또 다른 발로 대체되고 부르튼 손은 또 다른 손이 힘을 보태야겠지요. 늘 멀리서만 바라보고 큰 힘이 못 되어온 입장에서 마냥 미안할 뿐입니다. 앞으로 더 미안해하지 않고 또 다른 손과 발이 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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