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보면 생업의 지속이나 성장에 직접적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 이른바 여가행위는 사회발전에 저해되는 낭비적 소비로 간주되어온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현대 산업사회에 들어와서는 이런 인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고도의 생산성을 중시하는 오늘날, 여가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재충전수단으로서의 휴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노동시간의 감소, 교통의 발달, 각종 관광시설 확대 등으로 여가기회는 확대됐고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개인의 여가시간이 대폭 증가됐다. 바야흐로 여행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보다 여가를 인생의 주된 관심사로 삼는 계층이 급증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여유롭고 인간다운 삶, 즉 삶의 질을 인생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삼게 되면서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관광수요가 급증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한 공급도 증가하면서 관광시장은 포화를 걱정할 정도다.

문제는 관광이 계절성을 띠기 때문에 대부분 관광객이 하계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국내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4년부터 여행주간을 시행했다. 올 가을 여행주간은 이달 20일부터 다음달 4일가지로 16일 동안 진행되며, 이 기간에 전국의 지자체 및 관광업계는 다양하고 특별한 여행프로그램과 혜택을 제공한다.

어느 동요의 가사처럼 춘천은 “이름은 하나지만 별명은 서너 개”다. ‘호반의 도시’, ‘낭만의 도시’, ‘안개의 도시’ 등으로 불리는 춘천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도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춘천 사람들에게 춘천은 그저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약 2주간의 여행주간 중 단 하루만이라도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꿔볼 것을 제안한다.

‘혼밥’, ‘혼술’ 등 나 홀로 즐기는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혼행족(혼자 여행하기)’에게 먼저 춘천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소양강댐’ 주변은 자연경관이 우수하고 드넓은 수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망대에 오르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댐 인근에 있는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여행주간 중 춘천시민에게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하니 소양강 물줄기가 발밑에 흐르는 아찔한 기분을 꼭 한 번 느껴보길 바란다.

다음은 춘천시의 슬로건인 ‘로맨틱 춘천’에 맞게 커플들에게 춘천을 추천하고자 한다. 춘천MBC와 의암공원 일대에서 진행되는 ‘춘천호수 별빛나라축제’는 10만 개의 은하수 전구와 개성 있는 LED 조형물로 꾸며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호수 별빛나라축제를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길 바란다.

마지막은 가족 단위 여행객이 선호할 만한 걷기코스다. ‘실레 이야기길’은 김유정 문학촌 인근에 조성된 ‘봄내길 제1코스’로 김유정 작품에 등장하는 무대와 만나고 소설 속 사연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곳이다. 평소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아 어색한 사이라 할지라도 문학이 주는 감수성에 취해 길을 걸으며 대화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도 막국수박물관, 애니메이션박물관, 이상원미술관 등에서 체험요금이나 입장료 할인을 제공하고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 또한 할인한다고 하니 자세한 내용은 여행주간 홈페이지(https://travelweek.visitkorea.or.kr/)를 참고하기 바란다.

한 번 사는 인생, 계절이 바뀌었는지도 모른 체 살아가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우리 모두 춘천에 살아 특별한 보통 날을 만들어보자

이가연 (강원대 문화인류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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