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동 '장우설렁탕'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떠오르는 음식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설렁탕이다. 퇴계동에는 개업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는 설렁탕 맛집이 있다. ‘장우 설렁탕’이다. 홈플러스 마트 앞 사거리에서 김유정 역 쪽으로 100여 미터 지나면 우측 편에 나타난다. 

깔끔하게 잘 정돈된 이 식당은 김정수(58)·강영실(56)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손님들이 식사하는 공간을 맡고 있는 부인 강영실 씨는 해맑은 미소가 일품이다. 대표 김정수 씨는 재미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독일에서 음식 일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한식 자격증을 가지고 독일로 입성하여 열심히 한 결과 실력을 인정받아 젊은 나이에 호텔 한정식 주방장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내친김에 독일 음식의 내공도 쌓았다. 다시 고향 춘천으로 돌아와서는 ‘강원예식장 뷔페’와 ‘파레스 뷔페’에서 다년간 주방장으로 활동을 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그대로 옮겨와 2017년 개업한 곳이 지금의 장우설렁탕이다. 

국물맛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장우 설렁탕’의 대표 메뉴 설렁탕

식당을 방문한 날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많은 분이 식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메뉴로는 상호에 있는 설렁탕 외에도 우거지 해장국, 소머리 곰탕, 소머리 수육 전골, 매운 갈비찜, 불고기 전골 등이 있었다. 대표 음식인 설렁탕을 주문하고 기다리니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먼저 나왔다. 깍두기는 소고기로 넣어 만든 각종 탕류에 잘 어울리는 새콤한 맛이 그만이었다. ​이어서 한우 양지가 들어있는 설렁탕이 나왔다. 송송송 썬 파를 한 움큼 넣고 흰 쌀밥을 말아 깍두기 한 점 올리고 한입 물으니 고기의 고소함과 국물의 시원한 맛이 그야말로 ‘끝내준다.’

‘장우설렁탕’의 설렁탕에는 잘게 잘린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살짝 씹는 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부피가 있는 고기인데도 질이 좋아서인지 전혀 잡내가 나지 않았다. 많은 손님이 좋아해 입소문을 내고 자주 찾아 줄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 대표의 말로는 충성도가 높은 단골손님이 많다고 한다. 동네 분들이 자주 찾아 주기도 하지만 춘천을 찾는 여행객들 가운데도 단골이 많단다. 홍천에 사는 네 분의 단골손님은 춘천 오는 날이면 일부러 들려간다고 할 정도다. 40대로 보이는 딸이 70 중반 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자주 찾는다는 일화도 소개한다. 노모는 “여기 고기가 깨끗하고 국물이 구스~해서 정말 맛있어!”라는 말을 빼놓지 않으신다고.

(왼쪽) ‘장우 설렁탕’의 내부 모습. 훤하게 보이는 주방과 깨끗한 실내가 음식에 대한 믿음을 더하고 있다.  (오른쪽) 동네 주민들이 자주 찾아 준다는 ‘장우 설렁탕’ 입구
(왼쪽) ‘장우 설렁탕’의 내부 모습. 훤하게 보이는 주방과 깨끗한 실내가 음식에 대한 믿음을 더하고 있다.  (오른쪽) 동네 주민들이 자주 찾아 준다는 ‘장우 설렁탕’ 입구

김 대표 부부는 주말이면 교회에 나가서 나눔을 실천하며 음식 봉사를 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취미로 하는 배드민턴과 당구를 즐기고 있다. 앞으로의 바람과 계획이 있다면 조금 더 넓은 매장으로 확장하여 어려운 이웃들과 나눔도 실천하고 봉사하면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지만 쌀쌀한 날씨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 때면 뜨끈한 설렁탕 국물에 밥 말아 시원하게 잘 익은 깍두기 한 점 척 올려서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면역력 키워보시는 건 어떨지 제안해본다. 

262-5226 / 춘천시 솟발 1길 4-37(퇴계동)

고학규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