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릴리’ 김정희 대표

교동초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면 봄을 닮은 옷들이 진열된 쇼윈도우를 보게 된다. 그곳의 옷들은 바라보고 있자면 금방이라도 수줍은 소녀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겨 줄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이곳은 아이셋을 키우고 있는 엄마가 핸드메이드로 운영하는 ‘코코릴리’란 곳이다.

‘코코릴리’를 운영하는 김정희(39) 대표는 처음부터 옷을 전공한 적이 없는 산부인과 간호조무사 출신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23세에 결혼을 하고 아이셋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전업주부 당시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로서의 낙이 없어지고 나를 잃어버린 것 같아 시간이 무의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소소하게 손바느질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러던 중 둘째 아이가 장애진단을 받으면서 속상함이 더 커지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나도 나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 때마다 재봉틀을 돌렸다. 꼭 인형 놀이처럼 아이들에게 옷을 만들어 입혔다. 아이들이 더 이뻐 보이고 재미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더 잘하고 싶고 더 이쁘게 입히고 싶고 더 깊게 들어가 보고 싶었다”라며 옷을 만들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코코릴리’ 김정희 대표

“결혼한 후 남편 직장을 따라 태백으로 이주하게 됐다. 그곳에서는 수업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충주로 다시 터전을 옮기면서 문화센터나 공방을 다니게 됐고 그곳에서 선생님들의 스타일이나 기술들을 배워 옷을 제작하게 됐다.” 창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이렇게 만들어졌다. 춘천에는 2015년 돌아왔고 본격적인 사업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2017년 사회적경제지원팀에서 핸드메이드 창업지원을 받으면서였다고 한다. 사업으로 전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둘째 아이의 장애 때문이었다고. 나라나 행정에서 돌봄을 더 이상 해줄 수 없는 시기가 되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아이를 평생을 끼고 함께 갈 수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내린 결행이었다.

“제 취향을 좋아해 주시는 애호가분들이 차츰 생기게 되면서 성인 옷을 만들게 되었다. 취미로 시작해서 직업이 된 것이다. 프리마켓도 나가게 되고 초등학교 방과 후와 장애인복지관에서 재봉틀 수업도 진행 중이다.” “재봉틀을 돌릴 때는 설렌다. 바느질할 땐 인생의 봄날 같다”고 말했다.

(위)김정희 대표는 “재봉틀을 하면 설렌다”고 한다. (아래 왼쪽부터) '코코릴리'의 ‘코코릴리’ 매장 내부 모습과 김정희 대표가 직접 디자인·제작한 성인용 의상들 

‘코코릴리’는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 아이의 장애가 목표를 갖게 했다. 아이가 그린 그림을 옷으로 만들어 기부하거나 직접 만들 수 있는 꾸러미를 만들어 장애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바느질을 통해 행복을 전해주고자 한다.

취미가 직업이 되어 옷을 통해 행복한 봄을 전하려는 ‘코코릴리’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010-2718-7259 / 춘천로213번길 25

정주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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