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버섯 전골 전문점 천(天)진동

시베리아로부터 몰려온 동장군이 온 도시를 꽁꽁 얼려 놓았다. 추운 날씨에 코로나는 더 기승을 부려 보고프고 가고픈 마음을 꽁꽁 묶어 버려 이곳이 ‘춘베리아임’을 더더욱 실감하게 만든다. 따끈한 국물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보글보글 전골, 그저 입으로 말하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푸근해지는 따스함이 몰려온다. 전골 중에 연말 연초면 꼭 먹게 되는 만두전골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만두전골집 ‘천(天)진동’은 25년 전통의 역사가 오래된 식당으로 우두동에 있다. 석사동점도 있지만, 우두동 본점은 장모님과 함께 20여 년 동안 다닌 추억의 집이라 소개한다.

‘천(天)진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의 육수에 만두와 각종 버섯을 한가득 담은 만두전골 상차림

오랫동안 우두동 먹자골목에 자리 잡고 있어 단골손님이 많다. 몇 년 전만 해도 방석에 털썩 앉아서 먹었지만 이젠 모두 의자에 앉아서 먹을 수 있다. 한 식탁에 4명이 둘러앉아 만두전골 4인분을 시켰다. 만두전골에 옹심이가 조금 나오기는 하는데 선호하면 추가로 더 시킬 수 있다. 반찬은 단출히 배추김치와 깍두기뿐이다. 반찬을 단 두 가지만 낼 때는 주 음식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필자는 특히 깍두기가 입에 더 맞는 것 같다.

전골냄비는 천진동만의 육수에 한가득 만두를 넣고 그 위에 김 가루와 옹심이가 얹어 나온다. 느타리버섯과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부추, 콩나물도 식욕을 돋우며 함께 자리하고 있다. 특히 들깻가루는 육수를 더욱 고소하게 만들어준다. 불을 켜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옹심이가 맑고 투명해지며 먼저 먹으라고 알려준다. 한두 개 먹다 보면 만두가 둥둥 뜨기 시작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보자. 만두 한 개를 반을 뚝 잘라 맛을 보면 입속 가득 향긋한 김칫소 맛이 살아있어 식감을 부드럽게 해준다. 

천진동 만두전골의 자랑은 자극적이지 않고 감칠맛이 일품이라 명절 때 가족들이 모여 빚어 먹었던 추억의 맛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1인분에 5개 하는 만두는 금방 없어지고 고소하고 찐 감칠맛을 자랑하는 육수를 국자로 앞 접시에 덜어 마시면 속이 따뜻해지며 행복해진다. 

만두와 버섯 전골을 상호 전면에 내건 식당 ‘천(天)진동’ 입구

이 집의 진짜 명물은 만두전골을 다 먹고 볶아 먹는 볶음밥이다. 2인분을 시켰는데 정말 아쉬웠다. 남자 넷이 가면 4인분은 시켜야 한다. 육수를 조금 남기고 전골냄비에 밥과 양념 김 가루를 넣고 볶는데 납작하게 전골 바닥에 눌러 펴면서 볶는다. 일부러 바닥이 누를 때까지 기다리면 ‘쥔장 아저씨’가 주걱으로 누룽지와 볶음밥을 긁어서 계란말이처럼 돌돌 말아 주걱으로 먹기 좋게 나누어 준다. 한 덩어리씩 앞 접시에 담아 오독오독 씹히는 고소한 누룽지와 함께 볶음밥을 먹으면 비로소 식사가 완성된다. 

천진동은 연중무휴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9시까지 영업한다. 추운 겨울 가족을 생각하며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과 함께 천진동 만두전골을 먹으며 따스한 추억에 빠져보자.

우두동 1062-6 / 257-5059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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