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세계 제일의 협동조합 도시를 지향하는 춘천시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의식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19년 12월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를 발족하는 등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춘천시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쉽게도 조사의 주체는 춘천시가 아니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고 춘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국 62개의 기초자치단체의 사회적경제 자원을 조사한 것이긴 하지만 분석결과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조사다.

조사는 세 집단을 대상으로 지난해 10~11월 사이에 진행됐다. 사회적경제 기업 종사자, 시민, 관련업무 담당 공무원이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조사시점 현재 운영되고 있는 235개의 49.4%에 해당하는 116개의 조직이 참여했다, 시민은 만 19~69세의 주민 500명, 공무원은 사회적 경제과 소속 15명 경로복지과와 복지정책과 소속 10명이 참여했다.

조사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춘천의 사회적경제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는 하지만 치밀하게 조정하고 고민해야 할 내용이 많은 상황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시민 영역에서는 사회적경제에 대해 새로이 긍정적인 눈을 뜰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반면 업계, 공직자 간에는 미묘한 입장 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민이 보인 긍정적 가능성이란 이런 내용이다. 전체 사회적 경제 조직의 79.3%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 사이 설립돼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는 아직 미천한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76.0%가 사회적경제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사회적경제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지 조사한 결과, 65.8%가 긍정적으로 응답했고 부정적 견해는 7.5%에 그쳤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주요사례를 설명한 후 향후 필요시 사회적기업을 이용하기 위해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가량(51.8%)이 긍정적으로 답했다(부정 비율은 10.2%).

공무원과 업계의 미묘한 견해 차이는 사회적 경제와 관련한 제도와 계획, 실천에 관한 내용이다. 사회적경제 관련 조례 등 지원제도의 정비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5점 척도로 평가하게 한 결과 공무원은 평균 3.8을 기록한 반면 업계에서는 평균 3.19를 기록했다. 사회적경제 기업 발굴, 육성 계획에 대해서는 3.92대 3.34,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립한 지원계획의 이행에 대해서는 3.84대 3.22, 도시재생 뉴딜 등 정책 관련 사업과 사회적경제 영역과의 연계 기회에 대해서는 3.88대 3.26, 지역형 사회적경제 기금을 조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필요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정도에 대해서는 3.32대 2.97의 격차를 보였다. 

미세한 차이인 데다 사회적경제 기금 조성에 관한 업계의 평가가 중간점수 이하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전 항목 평가의 평균이 중간점수인 3점을 넘었으니 무슨 문제인가 반문할 수 있겠다. 가능한 질문이다. 느긋하게 보면 평균 3점대란 긍정적인 점수가 부정적인 점수보다 많은 것이니 좋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무원의 점수가 사회적경제 기금 조성에 대한 평가를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응답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런 평가를 면피성이나 자화자찬 형으로 읽어야 하지 않을지 의심해 볼 수 있다. 공무원과 업계가 같이 평가한 5개의 항목에 대해 업계는 8~15.1% 더 부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사회적경제를 제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책임감 있는 공무원이라면 업계가 왜 이렇게 평가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특히 사회적경제 기금 조성과 활용기회 제공에 대해서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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