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결과 춘삼이의 외출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냄새 맡기’이다. 산책을 할 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행동이다. 반려견 전문가가 쓴 어느 책에서 “개는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킁킁거리며 돌아다닌다. 이런 행동은 사람이 영화 따위의 볼거리를 즐기는 것과 유사하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냄새를 맡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춘삼이가 마음을 먹고 제대로 달리면 깜짝 놀랄 만큼 빠른 속력을 낸다.

둘째는 ‘친구 만나기’이다. 산책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서너 차례 다른 개를 만나게 된다. 이때는 혼자 하던 행동을 멈추고 다른 개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사교성을 기른다. 자랑을 좀 하자면 춘삼이는 공격성은 거의 없고 사교성이 높아 다른 개와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마지막은 ‘달리기’이다. 빈도를 따지자면 달리기를 위해 외출하는 경우가 가장 드물다. 일반적인 산책은 목줄이나 하네스를 차고 다니기 때문에 제대로 달리기가 어렵다. 물론 산책을 하면서 같이 뛰기는 하지만 그것은 사람의 속력에 보조를 맞추는 정도이다. 그것도 모르고 처음에는 ‘아! 춘삼이 달리기 실력이 내 수준과 똑같구나!’라고 바보 같은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공간에 춘삼이를 풀어 놓았더니… 웬걸, 말도 안 되는 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신나게 달리고 나서 춘삼이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목줄을 풀어놓을 만한 공간이 많지 않다. 봄부터는 춘천시에서 강아지 놀이터를 운영한다고 하니 자주 애용해야겠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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