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스물세 번째 절기

24절기의 기준은 중국의 황하 유역이기 때문에 한국의 상황과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소한도 마찬가지다. 이름만 보면 소한 다음 절기인 대한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 한국에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정초한파라 불리는 강추위가 몰려온다. 이와 관련해 “대한이 소한이 집에 놀러가서 얼어 죽었다”, “소한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소한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등의 속담이 전해져 내려온다.

출처=픽사베이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약 한 달 간 혹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둔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는 문밖출입이 어려우므로 땔감과 먹을거리를 집안에 충분히 비치해 두기도 한다. 이제는 이상기온으로 인해 잘 들어맞지 않지만 삼일 춥고 사일 따스한 삼한사온의 기후가 본격 시작되는 것도 이 시기이다.

하지만 지난해인 2020년 1월 6일 소한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상을 기록했고, 심지어 제주도의 경우 최고 기온이 영상 17도를 기록하면서 따뜻한 소한을 보냈다. 심지어 다음 날인 1월 7일에는 113년 만의 겨울 폭우가 찾아오면서 이례적으로 고온 다습한 겨울이 이어졌다.

옛 중국에서는 소한부터 대한까지 15일간을 5일씩 끊어서 3후로 나누어 초후에는 기러기가 북으로 날아가고 중후에는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고 말후에는 꿩이 운다고 기술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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